“(1차 청문회에서) 방송통신위원회 사무처장을 포함해 과장급까지 불려 나와 답변할 수 없는 사안에 대해, 비유하자면 고문 받듯이 하는 걸 보고 나왔다.”(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마이크를 꺼라. 신성한 국회 상임위원회 회의장을 고문실에 비유하느냐.”(더불어민주당 소속 최민희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
14일 국회 과방위에서 열린 ‘방문진 이사 선임 등 방송장악 2차 청문회’에서 이 위원장과 야당 의원들이 정면 충돌했다. 이 위원장은 자신을 증인으로 불러낸 민주당을 향해 “(청문회장에서) 느끼는 것이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몇몇 동물들은 더 평등하다’란 말을 떠올리게 된다”고 말했다. 2일 민주당 주도로 탄핵소추안이 통과된 뒤 직무정지 상태인 이 위원장은 1차 청문회에는 병원 입원을 이유로 불참했다. 최 위원장은 “소설 ‘동물농장’에 나온 이야기지. 지금 국회가 동물농장이란 이야기냐”고 반발했다.
이날 청문회가 서로 고성을 지르며 상대 질의와 답변 태도를 둘러싸고 충돌한 사이 정작 이 위원장과 김태규 방통위원장 직무대행의 ‘2인 체제’로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 7명과 한국방송(KBS) 이사 6명을 선임한 과정에 대한 진상 파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위원장은 이날 오후 증인 선서 후 최 위원장에게 선서문을 제출하고 인사 없이 자리로 향해 야당의 항의를 받았다, 이 위원장은 이사 선임과 관련된 여야 의원들의 질의에 “나는 탄핵 심판 중이고 내 직무와 관련해서 말하는 것은 마땅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 위원장은 ‘윗선의 오더(명령)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야당 주장에는 “어디서 오더를 받았다는 것은 증인이지만 굉장히 모욕적”이라고 반박했다.
오전에는 김 직무대행과 야당 의원 사이에 태도 공방이 벌어졌다. 최 위원장이 “답변할 때 팔짱을 끼고 질의에 웃는다거나 얼굴을 마구 비빈다”라고 지적하자 김 직무대행은 “얼굴 비비는 것까지 뭐라고 하느냐. 팔짱은 안 끼겠다”고 했다. 야당은 답변 거부를 사유로 김 직무대행 고발 안건을 의결했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김 직무대행에게 “KBS, 방문진 이사가 누구인지 말해보라”고 물었다. 김 직무대행은 “기억력 테스트하는 자리가 아니지 않느냐”고 답했다. 이에 노 의원이 목소리를 높이자 김 직무대행은 “잘 들리니 언성을 높이지 않아도 된다”고 했고, 노 의원도 “톤 조절은 내가 한다. 건방 떨지 말라”고 날을 세웠다.
여야는 방통위가 1시간 반 만에 83명의 이사 후보를 심의한 것을 둘러싼 공방도 벌였다. 야당이 ‘1인당 42초 심사’라며 “군사작전 하듯 방송 장악 쿠데타를 벌였다”고 주장하자, 국민의힘 신성범 의원은 “지난 정부에서도 마찬가지였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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