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인권 활동 시민단체 지원 펀드
민간 기부금 등 재원조달 방안 검토
통일장관 “흡수통일 정책 아니다”
정부가 16일 대통령실을 중심으로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북한 자유인권 펀드’ 조성 등 이행 작업에 나섰다. 전날 윤석열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자유를 기반으로 한 통일 방안을 발표한 이튿날부터 그 후속 조치에 착수한 것.
대통령실에 따르면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과 이인배 통일비서관, 김영호 통일부 장관 등이 참여하는 TF는 ‘북한 자유인권펀드’ 조성과 남북한 실무대화협의체 준비 등을 추진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펀드의 경우 기금 모금 방식 등을 검토하고 있다”며 “연내 펀드 조성이 가능할지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대북 민간 활동을 조속히 지원할 수 있도록 활성화해야 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북한 자유인권펀드’는 정부가 북한 인권 관련 활동을 하는 시민단체 등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하는 기금이다. 한국판 미국민주주의발전기금(National Endowment for Democracy·NED)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북한 자유인권펀드’ 재원 조달 방법을 확정 짓기 위한 법률 검토도 진행할 방침이다. 이 펀드의 재원은 남북협력기금 안에 별도로 관리되는 ‘민간 기부금’ 등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만 현행법 개정 없이 이 민간 기부금을 북한 인권 관련 단체에 지원할 수 있는지를 두고선 법 해석이 갈리는 상황이다. 남북협력기금법은 남북 주민 왕래 비용, 교류 및 협력 촉진, 경제협력 손실 보상 등에 쓰도록 기금의 구체적 용도를 정하고 있는데, 여기에 북한 인권 관련 활동은 명시적으로 포함돼 있지 않아서다.
이런 가운데 김 장관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윤 대통령이 전날 밝힌 통일 방안이 결국 북한을 우리 체제로 편입시키는 ‘흡수통일’ 의미가 아니냐는 질문에 “힘에 의한 강압적 현상 변경을 통한 통일을 흡수통일이라 정의한다면 그건 우리 정부의 정책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북한을 어떻게 대화의 장으로 끌어낼 것이냐는 질문에는 “우리가 (전날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대화협의체를 제의했기에 북한 대응을 기다리는 게 순서”라고만 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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