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박찬대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16일 ‘채 상병 특검법’과 관련해 “민주당은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사진)가 언급한 제3자 추천안도 수용할 수 있다”며 “(한 대표는) 열흘 안에 제3자 추천 특검법을 내라”고 밝혔다. 앞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 진행과 상관없이 제3자 추천 특검법을 발의할 수 있다고 언급한 한 대표를 압박하고 나선 것.
한 대표는 “최근 드러난 소위 ‘제보 공작 의혹’까지 수사 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는 등 당 내외 의견을 반영해 필요한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맞받았다.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과 관련한 민주당의 제보 공작 의혹을 특검 대상에 포함시키는 카드로 역공한 것. 대통령실은 여야 협의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박 직무대행은 이날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순직 해병의 억울함을 풀고 외압의 진실을 밝힐 수만 있다면 민주당은 열린 자세로 토론과 협의에 응할 준비가 돼 있다”며 “한 대표 역시 집권 여당의 대표답게 국민과의 약속을 지켜서 (여당의) 특검안을 신속하게 제출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은 9일 ‘임 전 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를 수사 대상으로 적시한 세 번째 채 상병 특검법을 발의했다.
박 직무대행은 토론회 뒤 기자들과 만나 “일주일이면 한 대표가 결단하는 데는 충분한 시간”이라며 “23일 정도에 제3자 추천 방식의 특검법이 나오면 10월 국정감사 전 (9월) 정기국회에서 처리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한 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그동안 일관되게 대법원장이 (특별검사를) 선정하고 무소불위적 위헌적 요소를 제거한 제대로 된 특검안을 내자는 입장을 밝혀 왔다”며 ‘제보 공작 의혹’을 추가한 특검법 논의 의사를 밝혔다. 그러면서 한 대표는 “민주당은 위헌적 특검법안이 저지되자마자 더욱 위헌성이 강해진 특검법안을 제출했다”며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제시하는 특검안을 수용할 수도 있다고 말하는 등 갈팡질팡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특검 대상에 제보 공작 의혹을 포함시키는 건 최근 한 대표가 중진들과 회동하는 과정에서 수렴한 의견”이라며 “민주당은 그동안 변화한 상황을 반영해 특검법을 만드는 방안을 수용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여당 대표가 말한 부분에 대해 야당과 서로 협의를 거칠 것이기 때문에 여야 간에 정책이 논의되는 과정을 좀 더 지켜보고 입장을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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