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18일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5주기를 맞아 열린 추도식에 나란히 참석한 가운데, 각자 다른 측면을 강조한 추도사를 내놨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김 전 대통령의 진영을 초월한 시대정신을 꿰뚫는 혜안을 강조한 반면,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불의에 타협하는 것은 영원히 죽는 것’이라는 김 전 대통령의 퇴임사를 인용하며 윤석열 정권을 비판했다.
추도식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에서 진행됐다. 행사에는 한 대표, 박 원내대표를 비롯해 우원식 국회의장,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 등 600여 명이 참석했다.
한 대표는 추도사에서 “세월만 보면 이제 김대중 대통령의 정치가 서서히 잊혀갈 만한 때도 됐지만, 그렇지 않다”며 “아직도 많은 시민이 김대중 대통령의 정치와 리더십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대중 대통령은 진영을 초월해 시대정신을 꿰뚫는 혜안을 보여줬다”며 “말씀을 실천하면 분명히 지금보다 훨씬 더 나은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 대표는 ‘상인적 현실 감각과 서생적 문제 의식을 같이 갖춰야 한다 ’정치는 국민보다 반보 앞서야 한다‘ ’현미경처럼 치밀하게 보고 망원경처럼 멀리봐야 한다‘ ’정치는 진흙탕 속에서 피는 연꽃과 같다‘ 등의 생전 김 전 대통령이 남긴 말들을 언급하기도 했다.
반면 박찬대 원내대표는 “오만과 독선의 윤석열 정권 2년 반 만에 민주주의는 무너졌고, 민생경제는 파탄 났으며, 한반도 평화와 안보는 깨졌다.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헌법 정신을 파괴하는 반민족적 ‘역사 쿠데타’까지 감행하고 있다”며 “대통령께서 굳건히 세운 대한민국이 지금, 총체적 위기에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불의와 타협하는 것은 영원히 죽는 것이고 죽더라도 타협을 거부하는 것이 영원히 사는 것이라고 했다”며 “대통령님 말씀처럼 불의와 타협하지 않겠다. 윤석열 정권의 폭주를 막아내겠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민주당 당대표 후보는 같은날 페이스북을 통해 “어느 때보다 김대중 정신이 절실한 오늘”이라며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적 현실감각의 가르침은 ‘먹사니즘’의 뿌리다. 길이 없으면 길을 만들고,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만들겠다”고 했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역시 윤석열 정권을 향해 날을 세웠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 DJ 정신이 가장 필요하다. 군사정권 군홧발이 찍혔던 자리에 검치를 법치로 가장하는 무도한 검찰 독재가 들어서 있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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