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득표율 18.23%·4선), 전현희(15.88%·3선), 한준호(14.14%·재선), 김병주(13.08%·재선), 이언주(12.30%·3선) 등 신임 최고위원들은 모두 강성 친명(친이재명)계로 분류된다. 이들의 순위는 전당대회 기간 강성 지지층의 입김 속에 혼전을 거듭해 왔다. 김민석 의원은 초반 고전을 면치 못하다 이재명 대표가 사실상 ‘러닝메이트’로 지목한 뒤로 순위가 급상승해 수석 최고위원이 됐다. 반면 레이스 초반 1위로 치고 나가던 원외 정봉주 전 의원은 ‘명팔이’(이재명팔이) 비판 발언 논란 이후 권리당원들의 거센 반발에 결국 6위(최종 득표율 11.70%)로 밀려 탈락했다.
이 밖에 “김건희는 살인자”(전현희 최고위원) “정신 나간 국민의힘”(김병주 최고위원) 등 ‘명심’(이재명 대표 의중)을 내세우며 대여 강성 발언을 이어 온 후보들이 최종 당선되면서 최고위원 5명 모두 강성 친명계 일색으로 구성됐다.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이 다수 포함된 권리당원을 의식한 강경 발언이 줄 잇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 李 지지에 순위 급등하고, ‘반명’ 논란에 급락
김민석 수석 최고위원은 지난달 20일 제주에서 치러진 첫 지역순회 경선 때만 해도 4위에 그쳤다. 그러자 이 대표는 자신의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 김민석 최고위원과 함께 출연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힘을 실었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지난 총선 때 상황실장을 맡아 이 대표와 호흡을 맞췄다. 이 대표는 이날 당 대표 수락연설에서 김 최고위원을 “둘째 가라면 서러울 당의 전략가”라며 “우리 당이 수권정당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확고한 집권 플랜 마련에 앞장설 것”이라고 했다.
반면 대회 초반 권리당원 투표에서 1위를 기록하며 압도적 기세를 보이던 정 전 의원은 ‘반명’ 논란 속에 계속 순위가 밀려 최종 탈락했다. 발단은 8일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이 정 전 의원이 사석에서 “이 대표 같은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안 된다”고 말한 내용을 전달하면서였다. 논란이 거세지자 정 전 의원은 12일 기자회견을 열어 “이 대표에 대한 애정이었다”며 “통합을 저해하는 당 내부의 암 덩어리인 ‘명팔이’를 잘라내야 한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명팔이’ 발언이 강성 지지층 사이에서 더 큰 반발을 사면서 이후 치러진 서울 지역 권리당원 투표에서 정 전 의원은 득표율이 한 자릿수(8.61%)에 그쳤다. 최종 순위는 권리당원 투표 5위, 여론조사 6위, 대의원 투표 7위까지 하락했다.
이날 정 전 의원의 정견 발표 도중에도 관중석에선 “사퇴하라”란 야유가 터져 나왔다. 이에 정 전 의원은 “제가 요즘 뭇매를 맞고 있다”며 “호가호위하면서 권력 놀음하는 극소수 몇몇 인사를 그대로 두면 당에 미래가 없고 정권 탈환이 어려워질 것이란 위기감 때문에 그 문제를 꺼낸 것”이라고 호소했지만 끝내 결과를 뒤집지는 못했다.
● “살인자” 발언 전현희 탈락권에서 2위로
이번 전당대회 때부터 한층 강화된 권리당원 표심을 공략하기 위해 최고위원 후보들은 선거 기간 내내 강성 발언 경쟁을 이어 왔다. 당내에선 “앞으로 최고위원회의 때마다 정부 여당을 겨냥한 초강경 발언이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최종 득표율 2위를 차지한 전 의원은 14일 김영철 검사 탄핵소추 사건 조사 청문회에서 국민권익위원회 간부 사망 사건을 언급하며 “김건희가 살인자다. 김건희 윤석열이 (국민권익위원회 김모 국장을) 죽였다”고 목소리를 높인 뒤 순위가 급상승했다. 해당 발언 전까지 이언주 의원에게 밀려 6위였지만 17일 서울 경선에서 17.40%로 2위에 오르며 누적 득표율 5위가 된 것. 17일부터 이틀간 실시된 권리당원 자동응답시스템(ARS) 투표에선 19.62%로 1위를 차지했다. 전 의원은 이날도 정견발표에서 “(살인자 발언에 대해) 용산(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이 사과하라고 한다”며 “제가 사과해야 하나. 전현희가 싸우겠다”며 해당 발언을 재차 부각했다. 이 대표도 수락연설에서 전 최고위원을 “윤석열 정권과 싸워 이긴 전사, 정권의 탄압에 맞서 가장 먼저 승리한 투사”라고 불렀다.
김병주 최고위원은 지난달 3일 대정부 질문 도중 과거 국민의힘 논평의 ‘한미일 동맹’ 표현을 언급하며 “여기 웃고 계시는 정신 나간 국민의힘 의원들이 한미일 동맹이라고 (한다)”라고 했다. 당시 대정부 질문은 여야 간 고성 끝에 결국 파행됐지만 김 최고위원의 지지율은 그 직후 내내 상위권을 달렸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