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8일 연임 즉시 “신성장, 신산업”을 강조하며 ‘중도 우클릭’에 나서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19일 보수 정당의 약점으로 여겨지던 ‘격차해소’를 어젠다로 들고 나왔다. 여야의 유력 대선주자인 두 사람이 외연 확장에 나서면서 중도층 잡기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정치권에선 “당분간 전국 단위 선거가 없는 기간인 만큼 대권이 목표인 여야 대표의 중도층을 겨냥한 민생정책 주도권 잡기 경쟁이 한층 가열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 韓 “격차해소에 중점 둘 것”
한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격차해소특별위원회 신설을 준비하고 있다”며 “우리당은 지금까지 ‘파이 키우기’를 많이 강조해왔지만, 파이 키우기와 함께 격차 해소 정책에도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보수정당의 핵심 정책 노선인 성장 및 낙수 효과로 대변되는 ‘파이 키우기’와 함께 진보정당이 주로 선점하던 양극화 해소 정책도 강하게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한 대표는 “격차해소특위는 교육, 문화, 지역, 소득, 자산, 건강 등 다중격차를 해소하는 컨트롤타워로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22대 총선 당시 비상대책위원장 시절부터 격차해소를 강조해왔다. 당시에도 당 공약개발본부를 통해 △돌봄 및 교육의 지역, 직업별 격차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교통 격차 △지역과 세대 별 주거격차 해소 등의 구상을 밝힌 바 있다.
한 대표는 격차해소에 대해 “일률적인 현금 살포와 다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편적 지원이 아닌 선별적 지원에 방점을 찍으며, 전국민 25만 원 민생회복지원금 등을 강조하는 이 대표와의 차별점을 부각한 것이다. 당 관계자는 “포퓰리즘적 지원이 아닌, 격차 확대로 인해 고생하는 분들에게 선별적 지원을 두텁게 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한 대표는 또 “비자발적으로 난임시술 중단 사유가 발생한 경우 관련 비용을 정부가 지원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저출생 지원책도 내놨다.
●李 “정치 목적은 먹고 사는 문제”
이 대표도 취임 첫날부터 민생을 거듭 강조했다. 이 대표는 취임 후 처음 열린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치의 목적은 뭐니 뭐니 해도 먹고 사는 문제, ‘먹사니즘’”이라며 “벼랑 끝에 내몰린 국민의 삶을 구하고 절망을 희망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우클릭 행보를 통해 국민의힘과의 민생 이슈 선점에서 주도권을 잡아가겠다는 의도다. 민주당은 여러 안건 중에서도 금융투자세나 상속세와 같은 세제 개편 이슈를 통해 중도층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이 대표는 앞서 금투세 공제 한도를 현행 5000만 원에서 1억 원으로 올리고 상속세 일괄 공제 및 배우제 공제 한도를 높이자는 제안했다. 이 대표는 전날 전당대회 후 기자들과 만나 “세금이 중산층을 어렵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중산층의 조세 저항 가운데 받아들여야할 것은 충분히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 이 대표 평소 입장”이라며 “조만간 당내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금투세나 상속세와 관련한 당의 입장을 정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이 대표가 전당대회 출마 당시 내세웠던 공약인 ‘에너지 고속도로’를 대표적 민생정책으로 정하고 추진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재생에너지 투자 확대를 통해 소멸 위기인 지방에 재생에너지 플랜트를 설치하고, 이를 전국으로 실어 나르는 전력망을 설치하겠다는 구상이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지방 소멸을 막고 국가 경쟁력을 키워 결과적으로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표적 민생정책”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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