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을 상대로 27일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은 김건희 여사 오빠의 대통령실 출입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시설 관련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과 여당은 “사실과 다르다. 면책특권 뒤에 숨은 허위 정보 유포”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날 민주당은 ‘독도 지우기 의혹’ 등을 거론하며 현 정부의 역사관과 대일 기조를 “친일”이라고 주장하고 대통령실 참모를 향해 “친일파 밀정”이냐고 몰아붙였다.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은 “야당이 친일 프레임 공세를 하고 있다”며 “괴담 수준의 선동 정치”라고 맞받았다.
● 野 “김 여사 오빠 용산 출입” vs 與 “허위 정보”
야당은 이날 운영위에서 김 여사의 가족 문제를 제기했다. 민주당 박성준 의원은 “공식 직함이 없는 대통령 가족이 회의에 참석할 수 있느냐”라며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에게 질의했다. 정 실장이 “그런 경우는 못 봤다”고 답변하자 박 의원은 “지금은 아니지만 권력 초기에 김 여사의 오빠 김진우 씨가 대통령실에 출입했고, 공식이든 비공식이든 회의에 참석했다는 제보가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정 실장은 “가짜 뉴스”라며 “이렇게 ‘카더라’식 질문은 할 줄 몰랐다. 유감스럽다”고 반발했다.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비서관 출신 국민의힘 강승규 의원도 “아무리 면책특권이 있다고 하더라도 팩트에 근거해 품위 있게 진행해야지 이렇게 (질문) 하면 누가 신뢰하겠느냐”고 비판했다. 대통령실 국정기획비서관 출신 국민의힘 강명구 의원도 “대통령실에 처음부터 근무하면서 그분(김 여사 오빠)을 만난 적이 없다. 예전 최순실 국정농단 프레임을 가져와 ‘복붙’(복사해 붙여넣기)하는 것 같은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민주당은 같은 날 진행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심우정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김 씨를 참고인으로 채택했다. 김 씨는 심 후보자의 휘문고 동창이다. 민주당은 심 후보자가 총장 후보자로 지명되는 과정에서 김 여사 인맥이 작동했는지 살펴보겠다는 계획이다.
민주당 강유정 의원은 운영위 회의장에서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 설치돼 있는 정자 사진을 화면에 띄우고 “정자가 미등기 상태다. 부동산등기법 위반이고 소유주가 불분명하다. 누가 왜 설치한 것이냐”고 물었다. 해당 정자는 2023년 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 설치됐던 미술작품으로 알려졌다. 강 의원은 “BTS(방탄소년단) 멤버가 고평가를 해서 BTS 정자로 알려진 정자”라고 말하며 “(판매처로부터) 구입한 내역이 없다. 어떻게 (관저로) 오게 됐냐”고 물었다. 이에 정 실장은 “현재 건축물 등재 협의 단계에 있다. 위법한 사항이 없다”고 했고, 윤재순 총무비서관도 “정당하게 비용을 지출했다”고 반박했다.
● “참모가 친일 밀정” vs “친일-반일 갈라치기”
이날 운영위에서 민주당 서미화 의원은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에게 윤 대통령이 지난해 광복절 경축사에서 “건국운동”을 언급한 것을 거론하며 “독립운동을 건국운동이라고 하는 것은 광복회에서 말하는 뉴라이트 판별 기준”이라며 “윤 대통령도 뉴라이트인가”라고 물었다. 김 차장은 “대통령은 뉴라이트의 의미를 정확히 모르고 있을 정도로 이 문제와 무관하다”며 “임시정부와 건국이 계속해서 지금까지 광복 건국의 연속선상에 있다는 것이 대통령의 일관된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서 의원은 김 차장이 “(과거사 문제 사과에서) 중요한 것은 일본의 마음”이라고 발언한 데 대해 “친일파, 밀정이냐”고 따졌다. 이에 김 차장은 “일본의 마음을 다스려서 우리가 더 잘해 내고 자신감을 갖고 한일 관계를 리드해 가자고 말씀드리고 있다”고 답변했다. 정 실장은 야당의 비판이 이어지자 “윤석열 정부는 친일·식민사관이 아닌, 극일(克日)·승일(勝日) 사관을 갖고 있다”고 반박했다.
정부의 독도 방어 훈련 비공개와 독도 조형물 철거 등도 도마에 올랐다.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윤석열 정부가 독도 문제를 하찮게 다룬다. 독도 문제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게 된다”고 했다. 이에 국민의힘 정성국 의원은 “정부가 독도를 분쟁지역화한다는 것은 민주당의 프레임”이라고 반발했다. 신원식 국가안보실장도 독도 관련 공세에 “친일-반일 프레임으로 국민을 갈라치기 하는 잘못된 풍토는 이제 사라졌으면 한다”고 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