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체육 416억 지자체에 직접 집행
경기단체 지원도 체육회 안거치기로
이기흥 회장, 경기단체장 등 불러 회동
정부가 그동안 대한체육회를 거쳐 각 종목 경기단체와 지방자치단체에 준 체육 예산 중 1000억 원 이상을 내년부터는 직접 교부할 것으로 보인다.
28일 문화체육관광부는 2025년도 예산안이 전날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발표하면서 생활체육 예산 중 일부인 416억 원을 대한체육회를 거치지 않고 각 지방자치단체에 직접 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416억 원은 문체부가 올해 대한체육회에 준 생활체육 전체 예산 1337억 원의 31%에 해당하는 액수다. 이에 대해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구체적인 예산안을 받아보기 전까지는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문체부는 내년부터 ‘전문체육’ 예산도 대한체육회를 거치지 않고 각 종목 경기단체에 직접 주기로 하고 세부적인 실행 방안을 만들고 있다. 문체부 관계자는 “대한체육회를 거치지 않고 직접 주는 방향은 정해졌다. 얼마의 액수를 어떻게 줄지 구체적인 방안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문체부가 올해 대한체육회에 지원한 전문체육 예산은 2300억 원가량으로 생활체육 예산의 1.7배다. 이를 감안하면 문체부가 내년에 대한체육회에 주는 돈은 올해보다 1000억 원 이상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이날 각 경기단체장들과 지방체육회장들을 충북 진천선수촌으로 불러 모았고 상당수 인원이 참석했다고 한다.
문체부는 이날 내년도 예산안에 관해 설명하면서 △문화예술 △콘텐츠 △관광 △체육 등 4개 분야 중 예산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이 체육 분야라고 했다. 체육 분야 예산은 전년 대비 3.6%(587억 원)가 증가한 1조6164억 원인데 증가율과 증가액 모두 가장 많았다. 체육 예산이 많이 늘었는데도 문체부는 대한체육회에 주는 돈은 줄인 것이다. 문체부가 올해 대한체육회에 준 예산은 4100억 원이었다.
문체부는 “효과적인 체육 정책을 위해 앞으로도 예산 체계를 계속 개편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대한체육회 중심의 시스템이 한계에 다다랐다. 대전환을 준비하겠다. 올림픽이 끝난 뒤 확실히 바꿀 생각”이라며 “앞으로 각 경기단체와 지방체육회가 좀 더 자율적으로 활동할 수 있게 예산을 직접 배부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체부는 이날 예산안 발표에 앞서 대한체육회에 주는 국가대표 훈련비가 제대로 쓰이고 있는지를 확인해 보겠다며 관련 연구 용역을 지난달 발주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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