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지난번 채 상병 특검 관련 청문회를 잠깐잠깐 봤는데, 이미 거기서 외압의 실체가 없는 것이 자연스럽게 드러난 것이 아닌가”라며 “수사가 잘되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제안한 제3자 추천 특검법이 여야 합의로 통과될 경우 수용 여부와 특검 수사 대상에 포함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지난번 5월 10일 기자회견 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경찰) 수사가 미흡하면 제가 먼저 특검을 하자고 하겠다고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수사가 미흡하면 특검 할 수 있다”는 입장에서 3개월여 만에 “수사가 잘되고 있다”로 입장이 변한 것이다. 현재로선 제3자 추천 채 상병 특검법을 수용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경북경찰청은 지난달 8일 수중 수색을 사실상 지시하거나 묵인했다는 의혹을 받아온 임 전 사단장은 무혐의로 판단했다. 또 지난달 19일 ‘대통령 탄핵 청원 청문회’에선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대통령실 관계자나 윤 대통령이 누구를 (수사 대상에) 넣고 빼라고 한 적 있느냐’는 질문에 “그런 사실은 없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의 발언은 이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다만 6월 특검 입법 청문회에선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임 전 사단장 등이 증인 선서를 거부해 법조계에선 “아무런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윤 대통령은 “채 상병의 안타까운 사망 사건에 대해 도대체 어떻게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수사가 잘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지난번 경찰에서 아주 꼼꼼하게 장기간 수사해서 수사 결과를 책 내듯이 발표했고, 제가 볼 때는 언론에나 많은 국민이 수사 결과에 대해서 특별한 이의를 달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공수처는 지난달 윤 대통령을 포함해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 임기훈 전 국방비서관의 통화 내역을 확보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또 지난달 17일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의 컨트롤타워로 지목된 인물이자 구명 로비 창구 의혹을 받는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를 불러 조사했고, 23일엔 임 전 사단장을 불러 휴대전화 포렌식 선별 작업을 진행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대법원장에게 특검 추천권을 부여하고 국회의장이 이에 대한 동의·재추천요구권을 갖도록 하는 제3자 추천 특검법을 야 7당이 논의해 다음 달 발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3자 추천 특검을 추진하려던 한 대표가 당내 반발에 부딪힌 가운데 “급하면 야당이 발의하라”고 한 것을 수용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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