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병사, 기지서 만취운전으로 경계 철조망 파손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9월 4일 17시 08분


공군 병사들이 심야에 만취 상태로 부대 안에서 차량을 몰다가 여러 곳의 경계 철조망을 파손하는 등 사고를 냈다. 공군 기지에는 북한 도발에 대비해 24시간 출격 태세를 유지해야 하는 전투기 활주로 등 중요 시설이 즐비하다. 군 내 기강 해이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공군에 따르면 전날(3일) 새벽 전남 광주 제1전투비행단에서 운전병과 동승자 등 2명이 음주운전 등의 혐의로 군사경찰에게 붙잡혀 조사를 받고 있다.

이들은 밤새 술을 마신 뒤 새벽에 무단으로 관용 승용차를 몰다가 기지 외곽 도로의 철조망 5, 6곳을 들이받은 후 멈춰 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기지 내 활주로는 질주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사고 당시 충격으로 가벼운 타박상을 입고 군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이번 사건은 3일 오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제보를 통해 먼저 알려졌다. 제보자는 “(공군 병사) 몇 명이 술을 마시고 만취해서 자동차를 탈취하고, 비행장 외곽에서 시속 100km로 달렸다”고 글을 올렸다.

공군 관계자는 “시속 100㎞를 넘겨서 운전했는지 등은 조사가 필요하다.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은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다”면서도 “기지 외곽 도로 철조망이 여러 군데 훼손됐다”고 밝혔다. 또 “(차량이) 한 군데에 처박혀 멈춰 섰으며 이를 폐쇄회로(CC) TV로 확인한 군사경찰들이 곧바로 출동했다”고도 했다. 운전자에 대한 음주 측정 결과에선 면허 정지 수준의 수치가 나왔다고 한다. 이들이 운전한 차량의 열쇠는 부대에서 별도 관리하는 만큼 만취 상태에서 차량을 무단 탈취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군 수사단은 당시 관용차를 운전한 병사가 이 차의 운전병인지 여부를 조사 중이다. 또 술을 마신 병사들이 더 있는지, 술을 어디서 구했는지 등도 확인 중이다. 공군 관계자는 “용납할수 없는 엄정한 군기 사고”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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