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복역했던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이 다음달 16일 치러지는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에 출마를 선언했다. 이를 두고 지난달 29일 조희연 전 교육감의 유죄가 확정돼 치러지는 선거인데 상대 후보 매수 혐의가 인정돼 물러났던 곽 전 교육감이 출마하는 건 적절치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 ●곽노현 “양심의 법정에서 떳떳하다”
곽 전 교육감은 5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선거는 교육을 검찰 권력으로부터 지키는 선거이며 윤석열 정권 ‘삼중 탄핵’으로 가는 중간 심판”이라고 밝혔다. ‘삼중 탄핵’에 대해선 “교육 정책 탄핵, 정치검찰 탄핵 그리고 더 큰 탄핵”이라며 윤 대통령 탄핵 가능성을 시사했다.
곽 전 교육감은 2010년 교육감 선거 당시 경쟁 후보에게 단일화 대가로 금품을 건넨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10개월 가량 복역했다. 이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그는 “대법원 판결이 다 옳은 건 아니다. 제 양심의 법정에서 당당하고 떳떳하다”고 주장했다.
교육계에선 곽 전 교육감의 출마 선언을 두고 “교육감 선거를 정치판으로 만들고 있다”, “유죄가 확정돼 물러난 공직자가 교육 수장을 맡겠다고 나서는 걸 보고 학생들이 뭘 배울지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진보 진영에서도 득표에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교육감 출마 의사를 밝힌 최보선 전 서울시교육의원은 “곽 전 교육감이 단일 후보가 될 경우 보수 진영에서 비도덕적인 후보라며 공세를 펴면 어떻게 방어할 수 있겠나”라고 지적했다.
●보수-진보 모두 ‘단일화’ 시동
이날 보수와 진보 진영은 모두 단일화에 시동을 걸었다.
보수 진영에선 이날 출마를 선언한 조전혁 전 한나라당 의원과 안양옥 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장 모두 ‘단일화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3일 출마 의사를 밝힌 선종복 전 북부교육지원청 교육장도 “단일화에 참여할 것”이라고 했다. 보수 진영에선 이들 외에도 박선영 전 자유선진당 의원, 윤호상 서울미술고 교장, 홍후조 고려대 교수 등이 출마 의사를 밝힌 상태다.
보수 진영에선 2014, 2018, 2022년 교육감 선거 때 단일화 실패가 조 전 교육감의 3선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위기감이 크다. 중도보수 진영 단일화를 위해 조직된 ‘바른국민교육연합’과 ‘범시민사회단체연합’은 이날 ‘중도우파 후보단일화 통합대책위원회’(통대위)를 구성하고 “예비후보 공약 토론회를 2차례 연 후 19~21일 여론조사를 통해 단일 후보를 선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과거 사례를 볼 때 단일화 방식을 둘러싸고 후보자 사이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진보 교육감 단일화 추진 기구인 ‘2024 서울민주진보교육감추진위원회’ 역시 이날 후보 8명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후보등록일이 25, 26일인 점을 감안해 20일까지 최종 후보를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후보는 곽 전 교육감, 강신만 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부위원장, 김경범 서울대 교수, 김용서 교사노동조합연맹 위원장, 김재홍 전 서울디지털대 총장, 안승문 전 서울시교육위원, 정근식 서울대 명예교수, 홍제남 전 서울 오류중 교장 등이다. 진보 진영 후보 중 최 전 교육의원은 단일화 불참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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