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대규모 수해를 입은 뒤 복구에 한창인 가운데 정권수립기념일(9·9절) 74주년을 어떻게 기념할지 주목된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는 2012년 집권 이후 해마다 관련 행사를 개최하고 직접 참석해 왔다.
다만 2020년에만 행사 개최 없이 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개최했다. 당시 북한은 태풍 ‘마이삭’으로 함경남도 검덕지구에 많은 피해를 입은 직후였다.
김 총비서는 관련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별다른 행사를 하지 않고 당 회의를 소집해 당원 1만 2000명을 함북지역에 급파하는 등의 대책을 결정했다. 재해로 발생한 민심 요동을 다잡기 위해 결정이었다.
이 외 정주년에는 중앙보고대회(65·70주년 등)나 열병식(65·70·75주년 등), 금수산궁전 참배(65주년 등), 집단체조(65·70주년 등)를 진행하며 비교적 대대적으로 기념일을 자축했다.
그러나 비정주년에는 기념연회나 예술공연, 청년야회, 체육·문화 행사를 개최하며 결속에 집중하는 방식의 기념일을 챙겼다.
통일부는 “올해는 비정주년인 76주년으로 예년 수준에서 관련 경축 행사를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전망했다.
특히 북한은 7월 말 폭우로 서북부 지역에 대규모 수해를 입었다. 이에 군과 청년들을 동원해 복구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나 아직 수재민들이 제자리를 찾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1만 명이 넘는 수재민들은 현재 평양에서 체류 중이기도 하다.
그런 만큼 이들을 초청하는 행사를 개최해 김 총비서의 ‘애민주의’ 기조를 부각할 가능성도 있다. 수해로 인한 민심 이반을 막기 위해 김 총비서가 직접 그들을 하나하나 챙기며 축하하는 모습을 연출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이번 수해 발생 직후 김 총비서는 직승기(헬기)를 통해 주민들을 구조하는 지시를 하고, 이어 수재민들이 임시로 머무는 텐트촌을 방문했으며, 평양으로 이동해 온 어린 수재민 학생들의 식사와 학용품까지 직접 챙겼다. 이 연장선상으로 김 총비서가 9·9절 행사도 수재민들과의 스킨십에 초점을 맞출 수 있다.
한편 올해 북한은 주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연회, 공연이나 체육·문화행사를 종종 개최해 이번에도 비슷한 방식의 행사가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주민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면서 체제의 결속 수단으로 삼아온 것인데, 올해에만 중앙간부학교·전위거리·림흥거리 준공식에서 모두 기념공연 행사를 개최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