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국방-외교-정보 당국자 참가… 범정부 차원 핵공격 대응절차 훈련
양국 정상 핫라인 가동절차도 점검
“한미 NCG 제도화 단계 진입 의미… 美 핵우산 공약 더 공고해질것”
한미 양국이 5일(현지 시간)부터 이틀간 워싱턴에서 제1차 한미 핵협의그룹(NCG) 모의연습(TTS·Table-Top Simulation)을 실시했다고 국방부가 8일 밝혔다. 북한의 단계별 핵도발 시나리오를 상정해 미국의 대북 핵우산(확장억제) 제공을 위한 정책적 조율과 협의 과정을 한미가 NCG 차원에서 처음으로 점검한 것. 군 관계자는 “대북 확장억제 강화의 핵심 결과물인 한미 NCG가 제도화의 단계로 접어들었다는 의미”라며 “미국의 핵우산 공약이 더 공고해지고, 신뢰성을 갖게 될 것”이라고 했다.
● NCG, 대북 ‘핵우산’ 가동 첫 공동 점검
국방부에 따르면 이번 NCG TTS에는 양국의 국가안보와 국방, 외교, 군사, 정보당국 관계관들이 참가했다. 참가자의 직책과 참가 규모, 구체적 연습 내용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유사시 미국의 핵우산 가동 절차를 논의하는 한미 NCG 간 최초의 모의 연습인 만큼 민감성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TTS는 한미 군 당국 간 실시하는 핵우산 운용연습(TTX)에 비해 보다 폭넓은 범정부 차원의 핵공격 대응 절차를 토의하고 대응을 시뮬레이션하는 훈련이다.
한미 NCG는 지난해 4월 ‘워싱턴 선언’에서 양국 정상이 창설에 합의한 뒤 같은 해 7월 공식 출범했다. 이후 올 6월까지 3차례의 회의를 통해 대북 핵우산 가이드라인 격인 ‘한반도 핵억제 핵작전 지침’을 수립해 7월 양국 정상의 공동 승인과 서명 절차를 밟았다. 이어 이번 TTS를 통해 ‘실전 검증’까지 나선 것.
국방부는 “NCG TTS는 한반도에서 잠재적 핵 위기 발생 시 핵억제 및 핵 기획과 관련한 협력적 정책 결정을 위한 동맹 접근을 강화함으로써 NCG 과업 수행에 크게 기여한다”고 밝혔다. 북한의 핵 위협부터 실제 핵사용까지 핵 위기 상황별로 미국의 전략자산과 전략·전술핵 등으로 대응하기 위한 정책적 조율과 협의 과정을 한미가 실전처럼 공동 점검했다는 얘기다. 군 소식통은 “위기 시 양국 정상 간 전용 ‘핫라인’의 가동 절차 등도 점검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지난해 4월 ‘워싱턴 선언’ 발표 직전 한국 대통령실과 미 백악관은 처음으로 핵우산 운용 TTS를 실시한 바 있다. 이어 올해 8월엔 한미 합동참모본부 간 북한의 핵 공격을 상정한 핵·재래식 통합 도상연습인 ‘아이언 메이스(Iron Mace·철퇴)’가 최초로 실시됐다. 이달 4일엔 NCG와 함께 대표적 한미 확장억제전략협의체인 한미 EDSCG가 처음으로 구체적인 북한 핵 도발 시나리오를 적용한 정책 공조·대응 방안을 논의한 데 이어 NCG TTS까지 진행하며 한미 안보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 군 관계자는 “‘워싱턴 선언’에 적시한 대로 군사 및 범정부 차원의 한미 핵우산 운용 연습이 확대 강화되고 있다”며 “시간이 갈수록 미국의 핵우산 공약과 북핵 억지 효과는 견고해질 것”이라고 했다.
● 北 “핵위협 공갈, 실천적 조치 결행할 것”
북한은 8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배포한 대외보도실장 명의의 담화를 통해 제1차 NCG TTX 등을 거론하며 “미국의 핵 위협 공갈”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미국과의 장기적 핵 대결에 대비하기 위한 실천적 조치들을 지속적으로 결행해 나갈 것”이라고 위협했다. 미국 대선을 전후로 7차 핵실험과 미 본토를 때릴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정상 각도 발사,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군 당국자는 “북한이 미국의 ‘핵우산’을 무력화할 수 있음을 과시하는 고강도 전략 도발에 더욱 골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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