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4~8일 5일 연속으로 ‘오물풍선’을 살포했다. 5월 첫 오물풍선 살포 이후 가장 긴 기간에 걸쳐 연쇄 오물 테러를 감행한 것. 이에 우리 군은 앞서 7월 전 전선에 걸쳐 대북확성기 방송 전면 시행 등 맞대응에 나섰지만 최근 오물풍선 살포에는 추가 군사 대응 등을 자제하고 있다. 군은 북한 도발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이유로 대응을 자제하겠단 입장이지만 피해가 누적됨에도 필요한 대응에 나서지 않는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동아일보 취재에 따르면 군은 북한이 오물풍선 테러를 이어 나가도 당분간 군사 대응에는 나서지 않겠다는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9일 창고에서 화재가 나는 등 민간 피해가 이어지고 있지만 일단 지켜보겠다는 것.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5일 연속 집중적으로 오물풍선을 살포하고 있는 건 일회성 살포로는 우리 정부가 더는 풍선에 대해 관심을 가지지 않다 보니 관심을 유발하려는 것”이라며 “우리 정부가 이에 맞서 강한 군사적 대응을 하도록 유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우리가 대응하면) 이를 빌미로 북한이 추가 군사 도발하려는 계산이 깔린 만큼 우리가 군사 대응에 나서는 게 곧 북한 노림수에 말려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우선 차분하게 북한 행보를 예의주시하려고 한다”면서도 “다만 확성기 방송 내용 중 북한 정권에 더욱 치명적인 내용을 추가하는 등 방식으로 방송 수위를 끌어올리며 북한을 압박할 순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과거 오물을 담은 큰 비닐 꾸러미 하나를 대형 풍선에 매달아 보내는 방식으로 풍선을 살포했다. 하지만 최근엔 비닐 6, 7개에 오물을 소분한 뒤 이 비닐봉투들을 큰 비닐에 다시 담아 포장하고, 이를 대형풍선에 매달아 보내는 것으로 살포 방식을 바꿨다. 이렇게 되면 풍선 하나가 공중에서 터질 때 내용물이 6, 7개로 퍼지며 낙하하게 된다. 북한이 소분한 비닐 여러개를 담아 보내는 방식을 쓰는 것은 오물풍선 낙하 성공률을 우리 당국이 계산하기 어렵게 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 풍선 내용물이 곳곳에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퍼지게 함으로써 우리 국민의 불안 효과를 극대화해 남남갈등을 유발하려는 노림수라는 분석도 나온다. 군 소식통은 “5월 최초 살포 당시에만 해도 퇴비 등 온갖 오물을 넣던 북한은 6, 7월쯤엔 깨끗한 종이나 포장지 등으로 내용물을 개선하는 등 오물풍선이라고 하기 힘든 풍선을 살포한 바 있다”며 “그러나 이번 5일 연속 살포에선 다시 다 쓴 페트병 등 누가봐도 더러운 쓰레기로 내용물도 바꿨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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