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일 닷새간 6차례 살포
단기간 집중 부양 ‘이례적’
9·9절 전 수해피해 여론 불식 의도
북한이 지난주 닷새 연속 쓰레기풍선을 부양하는 등 도발을 지속 이어가고 있다. 한미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 연습에 대한 반발 등 여러 추측이 제기되는 가운데, 자강도 수해피해 국면을 전환하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9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4일 밤부터 8일 오전까지 닷새간 여섯차례 쓰레기풍선을 부양했다. 북한이 하루에 두차례 풍선을 살포하는 등 단기간 이렇게 지속적으로 풍선을 부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이 풍선을 살포하는 기간에는 남측으로 내려보내기 적합하지 않은 풍향도 있었다. 그럼에도 북한이 풍선을 부양한 것을 두고 군 내에서는 북한 정권수립일(구구절·9월 9일) 전 북한 주민들에 대한 여론을 바꾸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이 나왔다.
군 고위 관계자는 “북한이 무언가 급하게 풍선을 살포한 배경에는 주민 여론을 바꾸기 위한 북한 지도부의 의도가 깔려있지 않나 생각한다”며 “한국에서 올 여름 수해피해를 크게 입은 자강도에 대한 뉴스가 계속 나오니 이를 덮기 위해 풍선을 살포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국가정보원 등 우리 정보기관은 지난 7월 말 폭우로 북한 자강도 지역에 큰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북한은 자강도 피해에 대한 언급은 삼가하면서도 수해 책임을 물어 다수의 간부를 처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사실이 국내 뉴스를 통해 지속 보도되자 북한 수뇌부가 쓰레기풍선 살포로 자강도 수해피해 국면을 전환하고 있다는 것이 군 일각에서 나오는 주장이다.
국내와 달리 철저하게 언론이 통제되고 있는 북한에서 주민들이 한국 소식을 접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하지만 우리 군이 지난 7월 중순부터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한 것을 계기로, 접경지역 북한 주민들은 국내 뉴스를 접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대북 확성기 방송에서는 외교안보 관련 대부분 뉴스가 방송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자강도 관련 수해피해 소식도 충분히 전달됐을 가능성이 있다. 북한 지도부가 쓰레기풍선 도발로 국면 전환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북한은 쓰레기풍선 이전 탄도미사일 발사 등으로 한미 연합훈련 등에 반발해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탄도미사일 도발은 현저히 줄어들고 풍선 살포가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다.
군 관계자는 “쓰레기풍선은 적은 비용으로 우리 국민들을 주목시키고 군을 귀찮게 할 수 있는 가성비 좋은 도발”이라며 “탄도미사일에 익숙해진 우리 국민들에게 다른 관심을 끌 수 있다는 점에서 풍선 도발이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