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공백 분수령]
참여 검토 밝혔던 단체들 유보적
환자단체 “여야환의정 협의체로”
정부와 여당이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를 연일 촉구하고 있지만 의료계 단체 상당수는 참석에 부정적인 분위기다. 병원 단체 일부만 참여를 고민 중인데 이들 단체만 참여할 경우 사태 해결의 열쇠를 쥔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및 의대생 복귀로 이어지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전날(11일)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 의사를 밝혔다고 언급한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와 한국의대·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는 12일 “결정된 바 없다”며 부인했다.
전의교협은 단체문자를 통해 “현재까지 참여 여부에 대해 논의하거나 결정한 바가 없다”고 공지했다. 전의교협 관계자는 “가장 중요한 건 2025학년도 의대 정원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이날 응급의료 브리핑에서 “2025년도 모집요강은 바꾸기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하는 등 정부가 내년도 의대 증원 가능성을 닫아둔 상황에서 참여하긴 어렵다는 취지다. KAMC 관계자 역시 “아직 결정된 게 없다”며 “내부에선 전공의와 의대생이 들어온다면 참여할 수 있다는 의견이 있다”고 했다.
법정단체인 대한의사협회(의협)를 비롯해 대한의학회, 전국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 등 의사단체 상당수도 협의체 참여에 부정적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의협 관계자는 “전공의와 의대생이 들어오지 않으면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병원단체 입장은 나뉘는 모습이다. 전공의 수련병원 211곳의 모임인 대한수련병원협의회는 참여에 긍정적이란 입장을 여당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날 진행한 상임이사회에선 의견이 나뉘어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상급종합병원협의회도 “내부 의견을 수렴하는 중”이라며 “수련병원협의회가 참여하면 함께 참여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전날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했던 대한병원협회는 “내부 의견을 수렴하는 중”이라며 다소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대한병원협회는 전국 병원 3500여 곳의 모임이고 상급종합병원협의회는 대형병원 47곳의 모임이다.
다만 병원단체는 경영자 단체로 의대 교수, 전공의 등과는 이해관계가 다르다. 강희경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장은 “병원협회 등은 사용자 단체이기 때문에 의료계 몫으로 들어오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한편 환자단체인 한국중증질환연합회는 12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환자단체까지 참여하는 ‘여야환의정’ 협의체를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박경민 기자 mean@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