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충전시설 사업자가 미등록·미인증 충전기 설치 등을 통해 42억 원에 달하는 보조금을 부정 수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사업자가 부정 수급한 보조금에 대한 환수는 아직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선 “전기차 및 전기차 충전시설 확대 보급에만 매몰돼 보조금 관리가 부실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2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임이자 의원이 한국환경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6개 업체가 미등록·미인증된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하거나 서류위조 등으로 42억 3000만 원(총 3929대)에 달하는 보조금을 부정 수급했다. 2021년에는 447대를 설치해 2억 9000만 원을, 2022년에는 3482대를 설치해 39억 3000만 원을 보조금으로 지원받았다.
전기차 충전시설을 보급해 보조금을 수령하는 업체는 한국환경공단에 등록된 충전기나 인증절차를 거친 충전기를 쓰도록 돼 있다. 하지만 부정 수급이 드러난 6개 업체 중 5개 업체는 미등록·미인증 충전기를 2690대를 설치해 2년간 35억 4000만 원의 보조금을 부당하게 받았다. 이들 5개 업체가 설치한 미등록·미인증 충전기는 전기차 안전 문제와도 직격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나머지 1개 업체는 보조금을 받기 위한 관련 서류 위조를 통해 1239대를 설치, 6억 8000만 원을 부정 수급 했다. 총 6개 업체가 부정 수급한 42억 원에 달하는 보조금은 아직 환수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한국환경공단은 “수사 진행 중으로 최종 법원 판결에 따라 보조금을 환수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전기차 충전시설 사업자가 충전시설 설치를 위한 관련 서류를 제출하면 한국환경공단이 현장점검을 통해 각종 정보를 확인하게 돼 있으나, 보조금을 노린 신청을 잡아내지 못했다는 게 임 의원실 지적이다.
임 의원이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기자동차 보급 사업에서도 지난해 부정 수급이 있었다. 한 전기버스 수입사는 배터리 미장착 상태의 전기버스를 수입해 거래처나 지인 등의 명의를 빌려 완제품 정상판매로 위장해 보조금 48억 원을 부정 수령했다.
임 의원은 “전기차 및 충전시설 확대 보급 이면에 보조금 관리가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었다”며 “전기차 관련 보조금 전반에 대한 관리 방안을 손봐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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