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들이 다음달 10일 시작하는 국정감사에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을 증인으로 부르겠다고 줄줄이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 재판에서 드러난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과 관련해 세금 누락 혐의를 따져 묻겠다는 취지다. 기재위 여야 간사는 조만간 두 인물을 국감 증인으로 최종 채택할지를 놓고 논의할 예정이다.
23일 복수의 민주당 기재위원들에 따르면 22일 오후 6시 기준 민주당 기재위원들은 총 50건의 국감 증인·참고인 신청 명단을 제출했는데, 이중 최 회장을 증인으로 부른 건수가 8건이고 노 관장 건이 2건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홍근 신영대 임광현 최기상 의원실 등이 최 회장을 국감 증인으로 신청했다. 신청 이유로는 각각 ‘노 전 대통령의 불법 정치자금 탈세 의혹 관련’와 ‘조세회피처 내 법인 수가 많은 기업으로 조세포탈여부 감사 필요’ ‘노 전 대통령 세금 누락 혐의 관련 질의’ ‘법인세 감세 및 재벌의 상속 관련’ 등을 제시했다. 임광현 진성준 의원실 등은 노 관장을 증인으로 신청했으며 ‘904억 김옥숙 메모 등 노 전 대통령 비자금 의혹 관련’ 등이 이유로 제시됐다. 민주당 기재위원들의 증인·참고인 신청 기한은 22일 자정까지였다.
두 사람을 증인으로 부르겠다고 한 민주당 기재위원들은 노 관장이 최 회장과의 이혼 재판에서 제출한 노 전 대통령 배우자 김옥숙 여사의 비자금 관련 메모를 고리로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탈세 혐의에 대해 따져 물을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노 관장은 아버지인 노 전 대통령이 과거 SK그룹 성장에 이바지했다고 주장하기 위해 김 여사가 ‘선경 300억’ 등이라고 쓴 비자금 메모를 증거로 제출했다. 이 메모는 노 관장이 1조 3000억 원대 재산분할 판결을 받아내는 결정적인 근거가 됐지만, 900억 원대 규모에 달하는 노 전 대통령 측의 자금 흐름이 새롭게 드러나면서 정치권 등을 중심으로 “탈세를 재수사하라”는 요구가 빗발쳤다.
기재위 여야 간사는 합의를 통해 증인 신청 목록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기재위원장이 국민의힘 소속인 송언석 의원이어서 증인 채택엔 국민의힘의 협조가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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