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의 세 번째 연임을 심사하는 스포츠공정위원회를 둘러싸고 “사실상 거수기 심사”라는 비판이 나왔다.
스포츠공정위는 체육회장과 임원의 연임을 심사하고 징계·포상을 심의하는 기구로, 이 회장이 2016년 취임한 다음 해 출범했다. 스포츠공정위원에 이 회장의 특별보좌역 출신 등 측근이 포함된 가운데 스포츠공정위 출범 뒤 임원 등의 연임 비율이 22%에서 91%로 크게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에 따르면 스포츠공정위가 설립된 2017년부터 현재까지 연임 심의 대상자 239명 중 91%(219명)가 연임에 성공한 것으로 집계됐다. 스포츠공정위 설립 전인 2016년 관련 업무를 했던 임원심의위원회의 연임 심의 통과율(22%)보다 69%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중임이었던 체육회장 임기도 스포츠공정위를 거치면 3번까지 할 수 있도록 바꿨다”고 밝혔다.
스포츠공정위의 심사를 두고 내부에서도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속기록에 따르면 한 위원이 “작년에도 그렇고, 올해도 부결되는 경우가 거의 없는 것으로 봐서 요식행위가 돼버린 것 같다”고 비판했다. 출범 첫해인 2017년 회의에서도 “공정위 제도 도입 뒤 90% 이상 연임 가결하고 있다. 조건에 부합되면 5회 6회 7회 연임도 문제없느냐”는 의견이 나왔다.
이 회장은 내년 1월 스포츠공정위원 15명 중 과반수가 출석해 출석 위원 중 과반수가 찬성하면 3선에 성공한다. 박정하 의원은 “연 4500억 원의 세금을 받는 공공기관에서 일어나는 일이라고 믿을 수 없다”며 “8년간 회장 또는 회장 사람들을 위해 무의미한 심사를 해온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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