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정평화재단 38차 한미국제안보회의]
콜린스 美 북한인권위원회 고문
“北 사형집행 등 통제수위 높여도
K팝-영화 등 확산… 北정권에 위협”
“김정은도 (압록강) 수해 이재민들을 ‘동지’가 아닌 ‘주민’이라고 불렀다. 또 ‘텔레비죤’ 대신 ‘TV’라는 약어를 썼다.”
미국의 대북 인권단체 ‘북한인권위원회(HRNK)’의 로버트 콜린스 상임고문은 25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한미국제안보학술회의에서 이렇게 말했다. ‘한류’를 접한 주민에 대한 통제 수위를 최근 사형 수준까지 강화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본인조차 한국식 표현을 쓰고 있다고 지적한 것. 콜린스 고문은 주한미군으로만 31년간 복무한 한반도 군사전문가로 최근 북한 핵·무기 개발 과학자들의 실태를 담아낸 ‘폭탄의 노예: 북한 과학자들의 역할과 운명’을 펴냈다.
콜린스 고문은 “한국 문화는 북한의 젊은 세대 사이에서 느리지만 확실하게 스며들고 있다”며 “북한 젊은이들은 (처벌 위험에도 불구하고) K팝이나 한국 영화를 즐기기 위해 기꺼이 미래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체제 통제에 저항하는 ‘낮은 수준의 저항’이 뿌리내린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2020년부터 한국식 말투와 복식 등을 처벌하는 법안들을 잇달아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제정한 사실과 관련해선 “(김씨 정권이) 회색지대에서 한국에 맞서 싸우고 있다는 증거”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기술이 발전하고 북한 주민들이 남한 사회를 더 많이 알게 될수록 정권의 안정성에 대한 위협은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회의에선 김 위원장이 올 초 남북을 동족이 아닌 적대국으로 규정하고 ‘반(反)통일 정책’을 추진해 북한 사회에 큰 균열이 발생할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전성훈 전 통일연구원장은 “(북한) 세습 정권은 주민들에게 민족 해방과 통일을 이루는 날이 올 때까지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고 주입해왔다”면서 “평화통일 포기는 북한 체제를 유지해온 근본적인 사상적 토대를 파괴해 북한 사회가 반통일 세력과 통일 찬성 세력으로 나뉘는 균열을 일으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한국은 통일 찬성 그룹에 대해선 아낌없는 지지와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며 “이들이 북한 사회 변화의 중심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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