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27일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관련 당론을 이르면 다음주 의원총회를 열고 결정하기로 했다. 당장 내년 1월부터 도입되는 금투세를 예정대로 시행할지를 두고 혼선이 빚어지면서 비판 여론이 일자 당초 10·16 재·보궐선거 이후로 당론을 정하려던 방침을 바꿔 절차를 서두르기로 한 것. 이 과정에서 다수의 친명(친이재명)계 핵심 인사가 이재명 대표에게 “금투세 관련 당론을 빨리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대표는 사실상 금투세 유예로 마음이 기운 것으로 알려졌지만 시행론자들의 반발이 예상보다 거센 점을 두고 결론을 숙고하는 모양새다.
민주당 황정아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취재진과 만나 “다음 주에 금투세 관련 의원총회를 한번 더 진행한 이후 방향과 결론에 관한 조속한 당의 입장 정리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주식시장 불확실성에 가장 안 좋은 것이 불확실성을 오래 끄는 것이라 결론을 빨리 내는 게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당 지도부가 금투세 관련 당론 결정을 앞당기기로 한 것은 친명계 핵심 인사들 다수가 “주식투자자를 중심으로 여론이 안 좋은 만큼 금투세 당론을 서둘러야 한다”는 건의를 한 것이 결정적이었다는 분석이다.
한 친명계 핵심 의원도 이날 이 대표에게 “결론을 늦출수록 부정적인 여론이 커지는 만큼 하루빨리 당 입장을 정하는 게 좋겠다”고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친명계 핵심 인사는 “이미 대표도 금투세 유예로 방향을 정했는데 프로세스를 너무 길게 가져가는 것 같다”며 “아무 것도 아닌 거 가지고 질질 끌어서 당 입장이 곤란해지는 만큼 이 대표에게도 빨리 당론을 정하라고 건의한 상태”라고 했다. 친명계 좌장 격인 정성호 의원도 최근 공개적으로 “금투세를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이 대표가 금투세 유예 당론을 정할 수 있도록 출구를 열어놨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대표 역시 사실상 금투세 유예로 기운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 대표는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을 즉각 매겨야 한다”며 시행론을 주장하는 당 안팎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아 마지막까지 결정을 고심하고 있다. 친명계 관계자는 “당론 빨리 결정하라는 의견이 많은 건 알고 있지만 생각보다 시행에 대한 의지를 가진 사람이 많다”며 “이 대표가 다음달 선거법 재판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 이러한 의견을 무시할 경우 자칫 비명(비이재명)계에 결집 빌미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고민인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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