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장관 “전공의 생각하면 안타깝고 미안”…의사인력수급추계위 연내 출범 목표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9월 30일 15시 03분


정부 “위원 13명 중 7명 의사 추천…의료계 결단 기대”
의협 “자문기구 아닌 의결기구돼야…정부안에 반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2024.9.30/뉴스1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2024.9.30/뉴스1
정부가 중장기 의료수요 등을 고려한 적정 의료인력 규모를 과학적으로 추계하는 전문가 기구인 ‘인력수급추계위원회’를 설치하고, 이 위원회에 의료계가 추천하는 전문가를 과반수 포함하겠다는 계획을 30일 밝혔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인력수급추계위 설치에 관한 브리핑에 나서 “의료개혁 추진 과정에서 필수 의료에 헌신하기로 한 꿈을 잠시 접고 미래의 진로를 고민하고 있을 전공의 여러분을 생각하면 매우 안타깝고 미안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전공의를 생각하면 미안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2월 의대 정원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인턴, 레지던트)의 병원 이탈 후 정부 측이 전공의를 향해 유감을 표명한 것은 처음이다.

다만 대한의사협회(의협)은 “정부의 의료인력 수급추계기구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해당 기구가 자문기구가 아니라 의결기구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 정부 ”의정 갈등 마무리해야…의료계 결단 기대“

조 장관은 이날 오후 3시 브리핑에서 “이제는 의정 간 갈등을 마무리해야 할 시점”이라며 인력수급추계위 구성 및 운영계획을 밝혔다. 앞서 대통령실은 29일 해당 기구를 신설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며 의사단체에 자신들의 의견을 반영해 줄 전문가를 과반으로 추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제안했다.

조 장관의 브리핑에 따르면 정부는 의사, 간호사, 한의사, 치과의사, 약사 등 직종별로 각각 인력수급추계위를 설치한다. 이번에는 1차년도 추계 대상 직종인 의사와 간호사를 대상으로 먼저 구성할 방침이다.

직종별 추계위는 총 13명으로 구성하되, 해당 직종 공급자단체에서 추천한 전문가가 7명으로 과반수가 되도록 할 계획이다. 나머지 6명은 환자단체, 소비자단체 등 수요자가 추천한 전문가 3명과 관련 연구기관이 추천한 전문가 3명으로 구성된다. 위원장은 특정 직역에 속하지 않은 연구기관 추천 위원 중 위촉한다.

위원 추천은 이날부터 다음 달 18일까지 3주간 진행된다. 정부는 이후 위원 위족 절차를 거쳐 올해 안에 의사인력 수급추계위와 간호사인력 수급추계위를 각각 출범시킬 계획이다.

최종 정책 의사결정은 보건의료정책에 관한 법정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보건의료정책 심의위원회(보정심)’ 심의를 통해 결정된다. 현재 보정심 위원장은 조 장관이며 정부위원, 대한의사협회 등 공급자대표,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등 수요자대표, 전문가 등으로 구성돼 있다.

조 장관은 “정부는 수급 추계 논의 기구의 구성, 논의 의제 등에 있어 의료계와의 접점을 찾기 위해 최대한 열린 마음으로 검토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여야의정협의체에 논의 주제를 제한하지 않고 적극 참여하겠으니 의료계도 전제조건이나 사전적 의제를 정하지 말고 대화에 참여해주실 것을 요청한다”면서 “의료계의 결단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 의협 “수급추계위 설치 ‘반대’…자문 아닌 의결기구 돼야”

이같은 정부의 발표에 의협은 이날 오후 4시 브리핑에서 “정부의 의료인력 수급 추계기구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의협은 “(수급추계위는) 자문기구가 아닌 의결기구가 돼야 하며, 과반 이상의 의료 전문가(의사)를 포함돼야 한다”며 “또 일방적인 정책 추진이 아닌 전문가 중심의 논의 구조를 법제화하고 협의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했다.

이와 함께 의협은 “의대 증원을 포함한 의료 정책을 전문가 집단을 악마화하며 일방적으로 추진하지 않겠다는 약속과 2025년에 초래될 의료교육의 파탄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2026년은 감원도 가능하다는 것을 보장해달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조규홍#의료대란#인력수급추계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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