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2일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와 여당 소속 상임위원장 및 상임위 간사단을 초청해 만찬 회동을 가졌다. 참석자들은 “우리는 하나다. 다함께”라는 구호를 외치며 회동을 끝냈지만 참석 대상에 한동훈 대표가 제외되면서 ‘한 대표 패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에서 열린 이날 만찬은 여당 측 26명과 대통령실 측 5명 등 31명이 모인 가운데 오후 6시 35분부터 2시간 15분 동안 진행됐다. 8일 전인 지난달 24일 한 대표 등 신임 지도부 인사들과 했던 만찬보다 45분 동안 길었다. 만찬 메뉴는 국감에 힘내라는 취지에서 전복죽과 인삼, 소고기볶음 등이었고, 오미자차만 있던 지난 회동과 달리 맥주도 나왔다.
국민의힘 신동욱 원내수석대변인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무엇보다 정쟁을 하고, 야당하고 싸우는 국정감사가 아닌 국익 우선의 민생국감이 됐으면 좋겠다”며 “우리는 숫자는 적지만 일당백의 각오로 임하고, 생산적인 국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정부 여당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야당이 국감을 통해서 건설적인 대안을 내면 우리가 잘 소화하고 마무리해서 생산적인 국감이 되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윤 대통령은 또 의료개혁과 관련해 “의료계, 의료집단을 대척점에 두고 추진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앞으로 의료수요가 늘어날 것을 대비해서 공급이 멈춰 서면 의료시장 자체가 왜곡될 수 있기 때문에 의료개혁은 반드시, 흔들림 없이 추진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동에선 김 여사 특검법 재표결과 김 여사 사과 문제 등 민감한 현안 언급 없이 국감 준비 상황 등을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만찬은 끝났지만 한 대표 패싱 논란 등 후유증을 남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김건희 특검법 거부권 행사와 국회 재표결에 대비하는 표 단속 만찬”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 만찬은 (독대 요청과) 별개”라며 “한 대표의 독대 요청 건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고려해서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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