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국정농단 의혹 집중 추궁”… 10개 상임위마다 ‘김건희 때리기’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0월 7일 16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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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의 행정안전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 피감기관장 등 관계자들이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2024.10.07. 뉴시스
“반드시 지구 끝까지 쫓아가서 증인으로 세워서 진실을 밝히겠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야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7일 오후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21그램 사무실 문을 여러 차례 두드린 뒤 아무 답이 없자 이같이 말했다. 21그램은 김건희 여사가 운영했던 전시기획사 코바나콘텐츠의 후원업체로, 대통령 관저 공사를 경쟁 없이 수의계약으로 따내 특혜 의혹을 받고 있다.

윤 의원을 비롯한 행안위 소속 야당 의원들은 대통령실 불법 증측 의혹 관련 증인으로 채택된 김태영·이승만 21그램 대표가 이날 오전 열린 행정안전부 등에 대한 첫 행안위 국감에 사유서를 제출하지 않고 불출석하자 직접 동행명령장을 들고 사무실을 찾아갔다. 야당 주도로 동행명령장이 발부되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반발하며 국감장을 퇴장했다. 행안위 국감에서 민주당 모경종 의원은 21그램 선정 과정에 대해 “김 여사의 입김이 들어간 것 아니냐는 의혹이 들 수밖에 없다”고 했다.

● 野 “공천 개입은 탄핵 사유”

22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시작한 이날, 10개 상임위 국감장마다 김 여사가 동시다발적으로 언급됐다. 이날 오전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이번 국감에서 김건희 국정농단 의혹 등을 집중 추궁하겠다. 모든 상임위에서 끝까지 의혹을 해소하겠다”고 말한 것이 첫날부터 현실화된 것.

대법원 등을 대상으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감장에선 김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을 포함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 논란, 디올백 수수 의혹 등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공세가 쏟아졌다. 특히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명태균 씨의 여론조사에 대한 대가로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을 공천했다는 의혹에 대해 “명백한 탄핵 사유”라고 직격했다. 민주당 서영교 의원은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양평고속도로 사업 개입, 용산 대통령실 리모델링 관여에 이어 이젠 하다 하다 공천에 개입하고 그 대가로 여론조사를 지불받는 이런 엄청난 일이 대한민국에 일어났다”며 “탄핵 대상”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은 “아직 수사가 이뤄지기 전이고, 엄밀한 증거 조사를 거쳐야 사법부에서 최종 판단을 내릴 수 있다”고 답했다.

정무위원회 국감에선 ‘한동훈 공격 사주 의혹’을 받는 김대남 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의 증인 채택을 요구하는 야당 의원들의 공세가 이어졌다. 김 전 행정관은 7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한동훈을 치면 (김건희) 여사가 좋아할 것”이라고 말한 녹취가 공개돼 논란이 불거졌다. 최근 SGI서울보증보험 상근감사위원직을 맡게 된 경위를 두고도 야당은 김 여사가 개입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해왔다. 민주당 박상혁 의원은 이날 오전 김 전 행정관이 상근감사직에서 사퇴한 것을 언급하며 “김 전 행정관이 대통령실에서 익명의 압력을 받고 사퇴한 것 같다. 어떻게 임명됐고 왜 사퇴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했다. 같은 당 이강일 의원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오버랩 된다”고 했다.

● 문체위 국토위에서도 ‘김건희 때리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감장에선 김 여사의 ‘황제 관람’ 의혹을 둘러싼 공방이 오갔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KTV(한국정책방송원)는 지난해 8600만 원을 들여 부산 엑스포 유치 기원 국악 공연을 무관중으로 녹화했는데, 당시 김 여사와 대통령실 일부 인사가 관람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황제 관람’ 논란이 일었다. 민주당 강유정 의원은 “KTV가 공연장소 사용 허가 신청서를 내면서 대통령 내외가 참석한다는 사실을 명시했다. 이 신청서를 문체부가 허가해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팩트는 KTV 행사에 김 여사가 중간에 참석해 출연자를 격려하고 간 것”이라며 “김 여사가 공연장에 늦게 왔다고 당일 밤에야 전화를 받았다”고 해명했다. 국민의힘 김승수 의원은 “야당에서 황제관람이라고 매도하는데 황제 의전의 끝판왕은 김정숙 여사의 인도 방문 아닌가”라고 역공했다.

국토위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 특혜 의혹이 도마 위에 올랐다. 민주당 이춘석 의원은 “고속도로 특혜 사건이 불거지기 전 김 여사가 대통령 전용 열차를 타고 양평을 갔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주장하며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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