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과 명씨 친분 여부’ 진실 공방
윤석열 대통령이 2021년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관련자인 명태균 씨를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을 통해 서울 서초동 자택(아크로비스타)에서 처음 만났다고 대통령실이 8일 밝혔다. 하지만 이 의원이 이를 정면 반박하면서 진실 공방 양상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정치브로커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이는 명 씨와 관련한 일들로 정치권 전반에 대한 국민 불신이 커지고 있다”며 “이런 구태정치를 극복하는 것이 국민을 위한 정치의 출발”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대통령이 정치를 시작한 뒤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인 2021년 7월 초 자택을 찾아온 국민의힘 고위 당직자가 명 씨를 데리고 와 처음으로 보게 됐다”며 “얼마 후 역시 자택을 방문한 국민의힘 정치인이 명 씨를 데려와 두 번째 만남을 가지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이 당시 두 정치인을 각각 자택에서 만난 것은 그들이 보안을 요구했기 때문”이라며 “명 씨가 대통령과 별도의 친분이 있어 자택에 오게 된 것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고위 당직자는 이 의원을 지칭한 것”이라고 했다.
반면 이 의원은 이날 동아일보에 “헛소리”라고 반박했다. 이 의원은 명 씨가 자신에게 보냈던 문자메시지를 공개하며 “이준석이 명 씨를 (당시) 윤석열 총장에게 소개했다면서 명 씨가 이준석한테 윤 총장에게 사과하라고 하냐”고 반문했다. 이 메시지에는 명 씨가 이 의원에게 “대표님. 내일 오전 8시에 윤 총장님한테 전화하면 된다”, “그동안 마음 상한 부분이 많으니 사과해라”는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이 의원은 2021년 7월 윤 대통령이 입당하기 직전 명 씨가 자신과 윤 대통령 간 세 번째 만남을 주선했다며 당시 회동 때 배석한 명 씨를 윤 대통령이 “명 박사”라고 불렀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의원은 또 대통령실을 향해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명 씨가 역할을 한 바는 안 후보 측 최진석 선대위원장의 증언으로 확인된 바가 있다”며 “명 씨가 어느 쪽의 요청으로 그런 일을 했는지 잘 알면서 장난치지 말자”고 날을 세웠다. 자신은 공개적으로 단일화를 반대했던 만큼 윤 대통령 측의 요청으로 명 씨가 역할을 했다는 취지다.
대통령실은 이날 “(대선) 경선 막바지쯤 명 씨가 대통령의 지역 유세장에 찾아온 것을 본 국민의힘 정치인이 명 씨와 거리를 두도록 조언했고, 이후 대통령은 명 씨와 문자를 주고받거나 통화한 사실이 없다고 기억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2021년 11월 5일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됐다. 대통령실은 또 “당시 윤 대통령은 정치 경험이 많은 분들로부터 대선 관련 조언을 듣고 있었고,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는 분의 조언을 들을 이유가 없는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다만 대통령실은 이후 김 여사가 명 씨와 연락을 했는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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