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과 관련해 김건희 여사의 기소 여부를 조만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11일 국민의힘 친한(친한동훈)계 지도부에서 “검찰 처분 전에 수사심의위원회를 열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날 한동훈 대표가 검찰을 향해 “국민이 납득할 만한 결과를 내놔야 한다”고 사실상 기소 필요성을 언급한 데 이어 정당성 확보 차원에서 수심위 소집을 압박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이 김 여사를 불기소할 경우 추후 야당에서 재발의할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여당 내 이탈표가 많아질 것이란 우려도 반영돼 있다.
이에 대해 친윤(친윤석열)계는 “왜 여당이 야당의 프레임에 부화뇌동해 아군을 공격하냐”고 맞서면서 친한-친윤 간에 충돌이 격화되고 있다. 추경호 원내대표도 “검찰이 법리와 증거에 따라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친한계 우려를 일축했다.
● 친한계, “韓에게 발언 자제라니, 웃긴다”
한 대표 측근인 김경율 전 비상대책위원은 전날 친윤계 의원들이 한 대표를 겨냥해 “비공개로 의견을 개진해야 한다”(권성동 의원), “자해적 발언을 삼가야 한다”(윤상현 의원)고 지적한 것에 대해 “웃기는 소리”라고 비판했다. 김 전 위원은 “한 대표는 명실상부 당의 최고인사인데 비공개로 (말)하라고 한다”며 “내부총질 하지 말라는데 내부총질 안 하면 외부총질을 어떻게 견디려고 (하느냐)”라고도 했다.
친한계 내에선 검찰이 김 여사 기소 여부를 발표하기 전에 먼저 수심위를 열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친한계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검찰이 불기소 결정을 내버리면 ‘김건희 특검법’ 찬성 여론이 높아질 수 있고, 그러면 여당도 특검법을 막을 명분이 줄어든다”며 “그 전에 수심위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기소 여부를 빨리 발표하는 게 부담스럽다면 수심위 등 다른 방안을 생각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반면 친윤계에선 “검찰의 처분을 국민 눈높이에 맞추라는 건 인민재판 하라는 얘기”라는 반발이 나왔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국정감사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수사 결과가 최종적으로 발표되지 않아 언급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4선 박대출 의원은 한 대표 주장에 “동의하기 어렵다. 지금 상황에서는 ‘민주당이 납득할 만한 수사 결과’로 들린다”며 “옆집 이재명만 웃는다. 분열은 공멸”이라고 지적했다. 대통령실 출신인 임종득 의원도 “여당 대표로서 법적으로 정리되는 것을 기다려야지, (한 대표가 먼저) ‘사과해야 한다’,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고 하는 것은 여론 재판을 하자는 것도 아니고 아쉽다”고 말했다.
● 野 “한 대표가 김 여사 수사 뭉개, 특검 자초”
더불어민주당은 한 대표가 김 여사에 대한 기소 필요성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 “한 대표가 김 여사 수사를 뭉갠 장본인”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대표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는 동안 김 여사 수사는 사실상 멈춰 있었다”며 “(한 대표가 장관 시절) ‘콩알 반쪽’만큼이라도 의지가 있었다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수사는 진작 끝났을 것이고, 김 여사는 기소됐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수사를 하지 않으니 김건희 특검을 추진하게 된 것”이라며 “결국 한 대표가 김건희 특검을 자초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김민석 수석 최고위원도 “한 대표 자신이 도이치모터스 수사를 뭉개 온 공범이니 갑자기 목에 힘준다고 검사가 천사가 되나”라며 “(한 대표가 김건희 특검도) ‘채 상병 제3자 특검’ 때처럼 간 보듯 변죽만 울리다 뒤집을 것이 뻔하다. 이번에도 그러면 ‘간동훈’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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