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사 도이치 처분’ 與 내분 격화
친한 “김여사 처분前 수심위 열어야”
친윤 “인민재판하라는 거냐” 반발
민주 “韓, 장관시절 수사 뭉갠 공범”
“내부 총질을 안 하면 외부 총질은 어떻게 견디나.”(친한동훈계 김경율 전 비상대책위원)
“옆집 이재명만 웃는다. 분열은 공멸이다.”(친윤석열계 박대출 의원)
검찰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과 관련해 김건희 여사의 기소 여부를 조만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11일 국민의힘 내 친한계와 친윤계가 충돌을 이어갔다.
한 대표는 9일 김 여사를 향해 “(공개 활동을 자제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한 데 이어 10일엔 “검찰이 (도이치모터스 수사와 관련해) 국민이 납득할 만한 결과를 내놔야 한다”며 사실상 기소를 요구하는 등 연일 강경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동남아 순방을 마치고 11일 귀국한 윤석열 대통령과의 독대를 앞두고 한 대표가 본격적인 압박에 나선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친윤계는 “검찰 처분을 국민 눈높이에 맞추라는 건 인민재판 하란 얘기”라고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한 대표는 법무부 장관 시절 도이치모터스 수사를 뭉갠 공범”이라며 “한 대표가 진심으로 국민 눈높이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김건희 특검 관철에 나서라”고 했다.
● 친한 “수심위 필요” 친윤 “여론 재판 하나”
한 대표 측근인 김 전 비상대책위원은 전날 친윤계 의원들이 한 대표를 겨냥해 “비공개로 의견을 개진해야 한다”(권성동 의원), “자해적 발언을 삼가야 한다”(윤상현 의원)고 비판한 것에 대해 “웃기는 소리”라고 반발했다. 김 전 위원은 “한 대표는 명실상부 당의 최고 인사인데 비공개로 (말)하라고 한다”며 “내부 총질 하지 말라는데 내부 총질 안 하면 외부 총질을 어떻게 견디려고 (하느냐)”라고도 했다.
친한계 내에선 검찰이 김 여사 기소 여부를 발표하기 전에 먼저 수사심의위원회를 열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친한계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검찰이 불기소 결정을 내버리면 ‘김건희 특검법’ 찬성 여론이 높아질 수 있고, 그러면 여당도 특검법을 막을 명분이 줄어든다”며 “그 전에 수심위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기소 여부를 빨리 발표하는 게 부담스럽다면 수심위 등 다른 방안을 생각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반면 친윤계에선 한 대표의 발언이 성급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국정감사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검찰 수사 결과가 최종적으로 발표되지 않아 (해당 사안에 대해) 언급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출신인 임종득 의원도 “여당 대표로서 법적으로 정리되는 것을 기다려야지, (한 대표가 먼저) ‘사과해야 한다’,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고 하는 것은 여론 재판을 하자는 것도 아니고 아쉽다”고 말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한 대표가 과도하게 정치적 해석이나 접근을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검찰이 국민이 납득하는 결론을 내라는 식의 접근이 계속되면 보수 분열의 단초가 된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한 대표가 7일 원외당협위원장들과의 오찬에서 “지방선거에서 책임지고 반드시 이기도록 하겠다”고 언급한 것을 두고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당헌 당규상 대선 출마자는 선거 1년 6개월 전인 2025년 9월까지 당직을 사퇴해야 하는데, 유력 대권 주자인 한 대표가 2026년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를 이끌겠다고 언급하면서 총선에 이어 지방선거 공천권도 쥐겠다는 취지로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 친한계에서는 “필요하다면 당헌 당규도 바꿀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당내에선 “친윤계의 반발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반응이 다.
● 野 “한 대표가 김건희 특검 자초”
민주당은 한 대표가 김 여사에 대한 기소 필요성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 “한 대표가 김 여사 수사를 뭉갠 장본인”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대표가 장관 시절) ‘콩알 반쪽’만큼이라도 의지가 있었다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수사는 진작 끝났을 것”이라며 “결국 한 대표가 김건희 특검을 자초한 셈”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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