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김영배 ‘유고’로 치러지는데 ‘혈세 낭비’ 실언
한동훈 “패륜적 언행 사람 아냐…투표로 보여달라”
민주 임중 경고·징계 조치…“실책 인정, 정쟁화 안돼”
여야는 12일 전임 구청장 유고로 치러지는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를 ‘혈세 낭비’라고 표현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발언을 두고 신경전을 이어갔다.
국민의힘은 ‘패륜적 언행’이라고 공세에 나섰고, 민주당은 파문 확산을 막는데 주력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부산 오시게시장에서 윤일현 금정구청장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지난달 28일 윤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한 이후 네 번째 지원 유세다.
그는 민주당 의원의 ‘혈세 낭비’ 발언을 거론하며 “민주당의 패륜적인 언행이 금정에 발붙일 틈이 없다는 것을 투표로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열심히 일하다가 돌아가신 분을 모욕하는 것은 사람이 아니다”며 “사람 되긴 어려워도 괴물이 되지 말자는 영화 속 말이 생각났다”고 일갈했다.
한 대표는 유세 전 기자들과 만나서도 “김 의원이 우발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민주당의 생각이 반영된 것”이라며 “우리는 금정구민의 삶을 개선하는 것이 전략이고, 민주당은 금정구민의 삶을 모욕하는 것이 전략”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지난 10일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지원유세에서 “국민의힘이 공천을 잘못해서 혈세가 이번 선거로 도대체 얼마나 낭비되고 있는 겁니까”라고 했다. 페이스북에도 “보궐선거 원인 제공, 혈세 낭비 억수로 하게 만든 국민의힘 정당 또 찍어줄 겁니까”라고 적었다.
금정구청장 재보선은 김재윤 전 구청장이 지난 6월 뇌출혈로 별세하면서 치러지는 선거다. 논란이 일자 김 의원은 “순직 사실을 모르고 선거법 위반으로 알고 나온 실언이었지만, 분명히 잘못된 발언”이라며 “고인과 유족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민주당 지도부도 “김 의원의 잘못된 주장은 고인과 유가족의 명예를 훼손한 것은 물론이고 부산시 금정구민들께도 큰 상처를 드렸다”며 김 의원을 윤리심판원에 회부하는 등 진화에 나섰다.
민주당은 엄중 경고 조치와 함께 징계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다만 여당이 정쟁화하고 있다고 맞받았다.
한민수 대변인은 “본인이 실수를 인정하는데 (그 발언이) 민주당의 입장이라고 공격하는 건 정쟁화시키는 거 아니겠느냐”며 “또다시 고인과 유가족, 부산 금정구민들에게 상처를 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는 이와 관련해 별다른 언급 없이 금정체육공원 앞에서 김경지 금정구청장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섰다. 내부적으로는 금정은 물론 선거 전반에 미칠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금정은 전통적인 ‘보수 텃밭’이지만, 최근 정부·여당의 지지율 하락과 야권의 후보 단일화로 국민의힘 후보와 민주당 후보가 접전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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