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휴전선 포격도발 위협]
고정간첩 관리-지하당 구축 담당
통전부 편입 9년만에 분리-독립
“반국가세력 포섭 더욱 강화할듯”
북한이 대표적인 대남 공작부서인 ‘문화교류국’의 조직 명칭을 바꾸고 조직 규모를 확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015년 내각 산하 ‘225국’이었던 이 조직이 문화교류국으로 바뀌고 조선노동당 산하로 편입된 지 9년 만에 다시 조직 개편이 이뤄진 것이다. 북한이 대남 공작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말 남북 관계를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하며 대내외에 통일 폐기를 선언해 남북 단절이 이뤄졌지만 무력에 의한 적화 통일 기조는 여전히 내부적으로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일각에선 올해 국가정보원의 대공수사권이 폐지된 상황에서 북한이 대남 공작을 노골적으로 강화할 경우 안보 공백이 커질 거란 우려도 나온다.
14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는 올해 문화교류국 명칭이 조직 개편을 통해 변경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당초 문화교류국은 지휘체계상 노동당 통일전선부 산하 기구였지만 통전부가 올해 ‘노동당 중앙위 10국’으로 개편됐고 문화교류국도 이름이 바뀌며 따로 분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노동당 중앙위 10국과 별도의 국으로 사실상 조직이 확대된 것으로 안다”고 했다. 국정원은 “문화교류국 개편 관련 동향을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다”며 “북한은 대남 혁명전략에 따라 대한민국 정부 및 헌정 체제를 전복하고자 대남 공작 활동을 지속하고 있어 커다란 위협이 되고 있다”고 동아일보에 밝혔다.
문화교류국은 군 정찰총국과 더불어 북한의 대남 공작 ‘투톱’으로 꼽힌다. 정찰총국이 요인 암살, 테러, 사이버 공격 등을 주요 임무로 한다면 문화교류국은 남한 내부에 침투한 고정간첩을 관리하고, 반정부 인사를 포섭해 비밀지하조직(지하당)을 구축하는 임무가 핵심이다. 현재에 이르기까지 문화연락부, 대남연락부, 사회문화부, 대외연락부, 225국 등으로 이름을 바꿔 가며 주로 민간인을 상대로 대남 공작을 벌여 왔다. 내각이나 노동당 산하에 있을 때도 김 위원장에게 직보하는 등 독립적인 활동을 해 왔다. 정부 소식통은 “정찰총국은 해킹 등 사이버전을, 문화교류국은 반국가세력 포섭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특히 문화교류국의 조직 개편으로 향후 국내외 거점별 공작이 전방위적으로 확대될 경우 간첩 수사나 검거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간첩 수사를 전담하는 경찰은 올해 국정원으로부터 수백 건의 사건을 이첩받았으나 검거한 피의자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국정원은 “대공수사권 폐지에도 불구하고 북한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화교류국은 최근 민노총·창원·제주 간첩단 등 이른바 ‘3대 간첩단’ 사건 배후로 주목받기도 했다. 지하당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문화교류국 인사와의 접촉 정황이 무더기로 드러난 것. 과거 일심회(2006년)·왕재산(2011년) 사건 등도 문화교류국이 주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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