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韓 독대’ 양측 21일경으로 조율
대통령실 ‘면담까진 무대응’ 기조속
“선거 민의 부족한 부분에 더 노력”
대통령실이 17일 10·16 재·보궐선거 결과에 대해 “선거 민의를 통해 파악되는 부족한 부분에 대해 더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이날 김건희 여사의 대외 활동 중단 등 3대 요구사항을 밝히고 더불어민주당이 명태균 씨 여론조사 조작 의혹 등 새로운 김건희 특검법을 발의하면서 ‘사면초가’ 형국에 빠진 가운데 일부 쇄신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대통령실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부족한 부분은 국민의 뜻을 받아들여 바꾸어 나가겠다”며 “어려움이 있더라도 의료개혁 등 4대 개혁과 저출생 극복 등 개혁 방안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메시지는 윤석열 대통령의 확인을 거쳐 대통령실 명의로 낸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치러진 재·보선에서 여당이 텃밭 사수에는 성공해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지만 우호적이지 않은 국민 여론과 우려 등을 경청하겠다는 뜻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은 이날 재·보선 다음 날 즉각 한 대표가 김 여사 관련 ‘3대 요구’를 밝히자 “선거가 끝나자 바로 싸움을 걸어 온다”며 불쾌해하면서도 “입장이 없다”며 공식 반응을 내놓지는 않았다. 다음 주초 예정된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독대까지 ‘무대응’ 기조 방침을 유지하기로 한 것.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독대는 양측이 21일경으로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다음 주초 독대를 하기로 한 만큼 괜히 갈등을 고조시킬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라고 전했다.
윤 대통령이 독대에서 한 대표의 3대 요구안을 일부 수용해 접점을 찾을지, 시각차를 드러내며 평행선을 달릴지가 향후 ‘윤-한 관계’는 물론이고 여권 향방의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 대표는 ‘김건희 여사 라인’ 인적 쇄신을 요구하고 있지만 대통령실은 “공적 업무 외에 비선으로 운영하는 그런 조직은 없다”는 입장이다. 일부 김 여사와 인연이 있는 인사들이 있지만 이들이 대통령의 의사결정을 왜곡하거나 월권행위를 한 적이 없다며 존재 자체를 부인하는 것이 대통령실의 시각이다.
대통령실 내부에선 이날 김 여사의 대외 활동 중단과 김 여사 관련 의혹 규명 협력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기류가 보였다. 대통령실은 김 여사 관련 야당과 친한(친한동훈)계의 공세에 대해 “확실한 근거 없이 인민재판을 하냐”는 반응을 보여왔다. 최근 잇따라 제기된 명태균 씨와의 연루 의혹도 2021년 11월 대선 후보 경선 막바지부터 거리를 뒀다고 설명하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독대를 통해 우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이 이날 발의한 세 번째 ‘김건희 특검법’은 윤 대통령에게 새로운 부담이다. 본회의 통과 시 25번째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여부를 결정해야 하지만 재표결 시 여당 내에서 8표 이상 이탈표가 생겨 특검법이 최종 통과될 경우 여권의 대혼돈 속에 레임덕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이날 김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무혐의 처분을 받은 만큼 독대 전에 김 여사 사과 등 일부 조치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통령실은 검찰 수사 결과에 대해서도 “별도의 입장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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