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들은 21일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에 대한 동행명령장 발부를 단독으로 의결한 뒤 집행에 나섰다. 하지만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경찰에 의해 진입이 막히면서 동행명령장은 끝내 전달되지 못했다. 집행이 무산되자 야당 의원들은 “김 여사만 법 위에 군림하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민주당 이성윤·이건태·장경태 의원은 국회사무처 행정실 직원과 함께 동행명령장 전달을 위해 대통령 관저로 이동했다. 법사위는 같은 날 오전 국정감사 도중 불출석 증인에 대한 동행명령장 발부 건을 표결에 부쳤다.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김건희·최은순 증인 같은 경우는 불출석 사유도 없고 왜 안 나오는지 알려지지도 않아 국회에서 불가피하게 동행명령장을 발부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관저 인근에 도착하자 경찰 등은 바리케이드를 친 뒤 진입을 막아섰다. 이에 장 의원은 “김건희 여사를 보호하고 싶으면 경호처가 나와라. 우리가 치안을 위배했나, 흉기를 소지했나. 경찰이 막는 건 아니지 않나”라고 분노했다. 이성윤 의원은 “여기는 일반 시민들도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길”이라고 비판했다. 경찰과 야당 의원들의 대치는 1시간 넘게 이어졌다.
이성윤 의원은 동행명령장 전달이 무산된 뒤 “윤석열 정권은 무엇이 두려워서 이렇게 막고 있는 건가”라며 “모든 비리와 진실은 역사 앞에 드러날 것이다. 동행명령장 수령을 거부한다고 진실이 가려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정말 나쁜 정권이다. 참 나쁜 정권”이라며 “반드시 법사위에 출석해 국민들께 사죄하고 진실을 밝혀야 한다. 그것이 국민에게 용서받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건태 의원은 “오로지 윤 정권의 김 여사만 법 위에 군림하고 있다”며 “1차 바리케이드, 2차 바리케이드는 김 여사가 성역임을 의미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 정권이 두려워하는 건 국민”이라며 “김 여사 성역을 무너뜨리기 위해 힘과 목소리를 모아달라. 그것이 윤 대통령의 반민주적인 특권과 성령을 무너뜨릴 것”이라고 했다. 장경태 의원도 “김 여사는 법사위에 즉각 출석하라”고 했다.
여당은 야당의 동행명령장 발부 강행에 강하게 반발했다. 표결에 앞선 토론에서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은 “현 대통령의 영부인이기도 하고 과거에도 이런 전례가 없었다”며 “동행명령장을 발부하겠다는 것은 망신주기 외에는 별다른 의미가 없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조배숙 의원도 “피감기관과 국정감사를 하는 자리에서 단지 창피를 주고 고발할 명분을 쌓는다는 의도”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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