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양문석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참석한 간담회에서 이뤄진 국악 공연을 ‘기생집’이라고 표현했다가 사과한 가운데, 국악인들이 양 의원의 제명을 촉구했다.
21일 국악인들은 국회 본관 앞에서 규탄대회를 열고 “양 의원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사과 글은 진정성이 없을 뿐 아니라 눈 가리고 아웅식”이라며 “백만 국악인 앞에서 다시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국가무형자산 국악인을 짓밟은 양문석은 사퇴하라’ ‘국악인비하 막말발언 양문석을 제명하라’ 등의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양 의원의 제명을 요구했다.
이날 규탄대회에는 무형유산 가야금 산조 및 병창 보유자 이영희 명인, 판소리 보유자 신영희 명창 등 국악인 60여 명이 참여했다. 무형유산 선소리 전승교육사 방영기 명창은 “양 의원의 발언은 ‘국가는 전통문화의 계승·발전과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해야 한다’는 헌법 9조 정신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지난 10일 양 의원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가유산청 국정감사에서 지난해 김 여사가 참석한 국가무형문화재 예능 전승자 오찬 간담회 당시 국악인들의 가야금 연주가 이뤄진 것을 두고 “이분들이 기생인가” “(청와대를) 기생집으로 만들어놨다”고 발언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부인 왔다고 공연 상납하고, 강제 동원해서 연주시키고, 사극에서 나오는 정승 판서들 앞에서 공연하는 모습과 똑같은 것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후 14일 국악인들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양 의원의 사과를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양 의원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하기로 하고 민주당을 향해 당 차원의 사과를 요구했다.
양 의원은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저의 본의와 다르게 거칠고, 다른 오해를 살 수 있는 표현에 상처받은 분들께, 특히 국가무형문화재 전승자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국가무형문화재 예능 보유자나 이수자 등 무형문화재를 지키고 계승하며 풍성하게 만들어가는 과정에 헌신해 온 전승자들의 그 피나는 노력을 폄훼할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했다.
이어 “무형문화재 전승자들의 연주가 정당한 보상 없이 국가기관에 의해 착취당하는 현실이 안타깝고 바로 잡고 싶어서 담당 기관인 국가유산청의 국정감사에서 질의한 것”이라고 해명하며 “아무리 좋은 의도라 하더라도 단어와 표현, 파생적 의미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고 사용한 것은 신중하지 못했음을 깊이 반성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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