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할 말 정리한 빨간색 파일 갖고 가… 용산 “尹 ‘우리 韓대표’라며 등 토닥여”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0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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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韓 빈손 면담]
尹 일정 밀리며 24분 늦게 시작
10분 산책 등 81분 만남 가져

21일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의 면담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10여 분의 산책 시간을 포함해 1시간 21분 동안 이어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면담 뒤 “두 분이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격의 없이 나눴다. 표정도 밝았고 분위기가 좋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박정하 비서실장은 면담 뒤 브리핑에서 ‘한 대표가 회동을 마친 뒤 표정이 만족스러웠나, 부담 있는 모습이었나’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해가 진 상황이라 표정을 확인하지 못했다”며 우회적으로 ‘빈손’ 회담 결과에 대한 실망을 드러냈다.

이날 회동은 비공개로 이뤄졌고 대통령실은 사진과 동영상 등을 언론에 공개했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배석한 정진석 비서실장이 한 대표 왼쪽에 앉았다. 한 대표는 테이블에 빨간색 파일을 올려놓았다. 이 파일에는 대통령실 인적 쇄신, 김건희 여사의 대외 활동 중단, 의혹 규명을 위한 절차 협조 등 3대 요구 사항과 특별감찰관 임명 진행 필요성 등 윤 대통령에게 요구할 내용을 정리한 문건이 담겼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윤 대통령과 정 비서실장 앞에 펜이나 노트 등은 없었고 정 비서실장은 휴대전화를 꺼내 놓은 장면이 공개됐다. 산책 때와 달리 테이블에 마주 앉아 있는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다소 경직된 표정이었다.

이날 오후 4시 반부터 예정됐던 면담은 4시 54분 시작됐다.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의 전화 통화, 데이비드 래미 영국 외교장관과의 면담 등 윤 대통령의 앞선 일정이 밀리면서 24분가량 지연된 것. 이에 따라 한 대표는 예정된 시간보다 20분 넘게 기다렸다. 대통령실은 회담 전부터 “만찬 일정 때문에 회담 시간은 1시간 정도 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차에서 내린 윤 대통령은 기다리던 한 대표와 웃으며 짧은 악수를 나눴다. 노타이 차림의 정장을 입은 두 사람은 본격적인 차담에 앞서 정 비서실장, 홍철호 정무수석비서관, 이도운 홍보수석비서관 등 참모진과 함께 파인그라스 잔디밭에서 어린이정원 근처까지 산책을 하며 담소를 나눴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일정 지연 배경을 설명했고, 이날 경찰의 날 기념식에서 올해의 경찰 영웅으로 현양된 고 이재현 경장 등 4명에 대해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한 대표에게 “경찰 영웅은 몇십 년이 지나도 잊지 않는다는 걸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파인그라스 내부에서 이동해 테이블에 착석한 뒤 본격적인 차담이 시작됐다. 윤 대통령의 맞은편에는 한 대표와 정 비서실장이 앉았고 테이블에는 제로콜라와 아이스아메리카노, 과일이 놓였다. 윤 대통령의 지시로 한 대표를 위한 제로콜라가 준비됐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우리 한 대표”라고 부르며 친근함을 표시하기도 했고, 윤 대통령이 한 대표의 등을 토닥이며 친근감을 표시했다고 한다.

#윤석열 대통령#한동훈#빈손 면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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