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尹, 김여사 특검법에 “與의원들이 돌아서면 나도 어쩔 수 없어”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0월 22일 09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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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김여사 활동중단’ 요청에…“본인도 굉장히 힘들어해”
인적쇄신 요구엔 “문제 있는 사람 알려주면 조치취할 것”

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9일(현지시간) 라오스 비엔티안 왓타이 국제공항에 도착해 전용기에서 내리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10.10/뉴스1
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9일(현지시간) 라오스 비엔티안 왓타이 국제공항에 도착해 전용기에서 내리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10.10/뉴스1
윤석열 대통령은 21일 한동훈 대표와의 면담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법 이탈표 우려 상황에 대해 “우리 의원들이 야당과 같은 입장에 선다면 나도 어쩔 수 없는 것 아니겠냐”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22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한 대표는 전날 면담에서 “그동안 여당 의원 수십 명을 설득해 김 여사 특검법이 통과되는 상황을 제어했지만 상황이 악화되면 감당하지 못한다”는 취지로 설명했다고 한다. 그러자 윤 대통령은 “그동안 특검법이 위헌적이고 부당하다고 해서 우리 당 의원들이 지금까지 막아온 건 정말로 고맙고 다행스러운 일”이라면서도 “만약 우리 의원들의 생각이 바뀌어서 야당 입장처럼 가겠다라고 하면 나로서도 어쩔 수 없는 일 아니냐”고 답변했다고 전해졌다. 여권 고위관계자는 동아일보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자신을 향해 여당 의원들이 ‘No’라고 하는 상황이 올 것으로는 생각하지 않는다는 뜻”이라면서도 “특검법 이탈표 우려에 대해 아주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으신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 대표가 면담에 앞서 요구한 김 여사의 대외활동 중단에 대해서도 윤 대통령은 “과거 정부 관례에 따라서 해왔다”며 “김 여사 본인도 굉장히 힘들어하고 스스로 대외활동하는 걸 꺼려하는 상황”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인적쇄신에 대한 논의도 면담에서 오고갔다. 일각에선 윤 대통령이 무응답했다는 추측도 제기됐지만 여권 관계자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대통령이 전 직원을 모든 인적 쇄신 대상으로 삼을 수 없는 것 아니냐. 구체적으로 누군가가 어떤 시기에 어떤 문제를 야기했는지 근거를 대면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고 한다. 인적 쇄신의 주체가 윤 대통령인만큼 대상과 문제를 특정해야만 살펴보고 검토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날 면담에선 여야의정 협의체에 대해 서로 지원과 공조를 결의하기도 했다. 한 대표는 “여야의정 협의체 발족을 도와달라”는 취지로 요청했고 정부도 돕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윤 대표도 뜻을 함께한 것으로 전해졌다. 면담 말미에는 미국 대선 상황에 대한 의견을 공유하기도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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