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특별감찰관 임명 추진을 두고 국정감사 이후인 11월 초 의원총회를 열어 결론을 낼 예정이다. 당내 친윤(친윤석열)계와 친한(한동훈)계 시각차가 큰 만큼 찬반 표결 가능성도 점쳐지는데 이에 따른 당내 분열에 대한 우려도 높은 상황이다.
특별감찰관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한동훈 대표와 불편한 기색을 내비친 추경호 원내대표가 합의점을 도출해야 한다는 당내 목소리가 커진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특별감찰관 후보 추천에 대한 당론을 결정하기 위한 의원총회를 국정감사가 공식 종료되는 11월 1일 이후인 11월 둘째 주에 열 계획이다.
당론을 정해야 할 안건이 생기면 사전공감대를 충분히 형성한 후 의총에선 만장일치 박수로 추인하는 경우가 통상적이다. 하지만 이견이 좁혀지지 않을 경우 드물게 찬반 표결에 부치기도 한다. 현재로선 특별감찰관에 대한 친윤계와 친한계의 시각차가 워낙 극명해 표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별감찰관은 대통령 친인척 등을 관리·감찰하는 자리로, 박근혜 정부 때 만들어졌으나 문재인 정부 때부터 비어 있다.
한 대표는 ‘김건희 여사 논란’에 대한 3대 요구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사실상 모두 거절당하자 지난 23일 특별감찰관 카드를 꺼내 들었다. 하지만 추 원내대표가 특별감찰관은 “원내 사안”이라고 맞불을 놨고 한 대표가 다시 “당 전체 업무를 총괄하는 업무는 당 대표가 하는 것”이라고 응수했다.
친한계 역시 특별감찰관 후보 추천 압박에 가세했다. 친한계 의원들은 23일 오후부터 국민의힘 의원 전원이 참여하는 텔레그램 단체대화방에서 특별감찰관과 관련해 추 원내대표의 의사를 묻는 글을 잇달아 올렸다. 이에 다음 날 오전 추 원내대표는 국감이 끝나고 의원총회를 열겠다고 답변했다.
특별감찰관을 바라보는 친한계와 친윤계의 인식 차는 좁혀지기 힘들어 보인다. 당초 여당은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을 특별감찰관 후보 추천과 연계하는 것을 야당과의 협상 카드로 써왔다.
한 대표는 이것은 협상 전략이 당론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며 연계에 선을 긋고 나섰다. 야당의 특검법 공세가 거센 상황에서 김 여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가 특별감찰관이라고 본다. 반면 친윤계는 한 대표가 기존 당론을 뒤엎었고, 투톱인 원내대표와 상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했다며 한 대표를 향해 불편한 기색을 내비친다.
다만 표결로 갈 경우 당 분열이 심각하다는 것을 대내외에 자인하는 셈이어서 여권 전반에서 걱정의 목소리가 높다. 현재 당 계파 분포는 친한 20~25명, 친윤 30명 안팎이고 절반 가량은 ‘관망파’로 분류하는 분석이 많다. 어느 한 쪽도 압도적 지지를 장담할 수 없는데, 외려 당 결집만 해치며 거야를 코 앞에 두고 사분오열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초선 쇄신파 김용태 의원은 전날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표결에 대해 “국민의힘 전체가 바보 되는 것”이라며 “국민은 ‘여당이 돼서 대통령과 당 대표가 갈등이 있어 특별감찰관 제도가 (반대로) 귀결되는구나’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친한계 박정훈 의원 역시 CBS라디오에 출연해 “이걸 극한 대치 상황으로 끌고 가면 안 되다”고 했다.
극심한 내홍상에 결국 한 대표와 추 원내대표가 만나 담판을 지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두 사람은 특별감찰관 임명이 이슈로 떠오른 이유 공식 석상에서 마주친 적이 없다가 전날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제45주기 추도식에서 짧은 인사만 나눴다.
한 대표와 추 원내대표가 오는 28일 최고위원회에서 조우하게 되는 만큼 금명간 절충안 마련을 시도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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