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정예 특수부대를 러시아에 파병한 반대급부로 핵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관련 기술을 러시아로부터 이전받을 수 있다고 한미일 3국 국가안보실장이 밝혔다. 러시아의 대북 핵미사일 기술 이전은 우리 정부가 정한 레드라인이다. 3국 안보실장은 이에 따른 단계별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2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진행된 신원식 국가안보실장과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 아키바 다케오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 간 회의가 끝난 뒤 워싱턴 특파원들과 만나 “지금은 북한 병력이 러시아 동부에서 적응 훈련을 하는 단계이고, 그 다음 이 병력이 (우크라이나 쪽) 서부로 이동해 실제 전선에 투입되는 단계가 있을 수 있다”면서 “그 전선도 실제 총알이 빗발치는 전쟁터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군이) 후방에서 작전 지원을 하는 임무에 투입될 수도 있다”며 “후방에서 기지 경계를 한다든지 군수를 나르는 임무에 투입될 수 있고 여러 가지 많은 단계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이에 따라 러시아 측이 제공할 파병에 대한 반대급부와 관련해 “위성 기술이나 핵 또는 ICBM 관련 기술이 있을 수 있다”며 “또 재래식 전략, 북한이 부족해서 늘 요청하는 방공 관련 군사기술, 북한이 뒤떨어지는 항공기 관련 기술이 있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미일이 머리를 맞대고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대화를 나눴다”고 덧붙였다.
3국 안보실장은 이날 회의 뒤 공동 보도자료를 내고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적 밀착에 단호히 대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북한이 러시아에 병력을 배치하고 그 병력을 전장에서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사용할 가능성에 대해 중대한 우려를 표명했다”고도 했다.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러시아에 파견돼 장비를 갖추고 훈련 중인 북한군이 3000명보다 많을 가능성이 있다”며 “(27일 전장 투입도) 분명히 가능하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우리 정부 대표단은 28일 벨기에 브뤼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본부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이사회(NAC)에 참석해 북한군 파병 동향을 브리핑한다. 대표단은 우크라이나 현지에 우리 군의 모니터링단을 파견하는 방안과 우크라이나군 지원 문제 등도 나토 측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한국의 무기 지원을 놓고 의견 교환이 이뤄질 거란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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