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정예요원 우크라로, 北 최선희는 러시아로…남북 급박한 물밑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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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10월 29일 11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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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전·여론전 총력 전개…南은 전황 변화, 北은 ‘수 싸움’에 촉각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9일 최선희 외무상 일행이 러시아를 공식 방문하기 위해 28일 평양을 출발했다고 보도했다. 평양국제비행장에서 김정규 외무성 부상과 알렉산드로 마체고라 주북한러시아 특명전권대사가 배웅했다고 전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9일 최선희 외무상 일행이 러시아를 공식 방문하기 위해 28일 평양을 출발했다고 보도했다. 평양국제비행장에서 김정규 외무성 부상과 알렉산드로 마체고라 주북한러시아 특명전권대사가 배웅했다고 전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군 파병 사태 대응을 위한 정부대표단이 우크라이나에 들어가 전황과 북한군 이동 현황을 파악할 예정이다. 북한의 최선희 외무상은 전날 긴급하게 러시아로 향했다.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여파로 유엔과 한반도가 주 무대였던 남북의 외교전이 유럽의 전선으로 옮겨가는 양상이다.

최선희 외무상의 러시아 방문은 우리 정부대표단이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와 유럽연합(EU)를 방문해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한 날 이뤄졌다. 최 외무상은 카운터파트인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상과 만나 국제사회의 ‘파병 반대’ 여론 및 공동 대응 강화 기조에 대한 맞대응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경우에 따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접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한은 지난 25일 파병과 관련한 첫 입장을 외무성을 통해 내면서 파병이 ‘국제법적 규범에 부합하다’라는 논리를 편 바 있다. 라브로프 외무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북한군의 파병이 우크라이나를 돕는 서방국가들에 조치에 대한 대응의 ‘소급 적용’이라고 주장하며 북러의 논리를 더 구체화했다.

정부도 사태 초기부터 시시각각 변화는 상황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이미 8월 초부터 북한군의 러시아 진출 동향을 감지한 정부는 지난 주말 홍장원 국가정보원 1차장을 단장으로 국방부·외교부와 함께 구성한 ‘정부대표단’을 벨기에 브뤼셀에 위치한 나토 사무국으로 보냈다.

대표단장을 비롯한 일부 인원은 나토와 유럽연합(EU)과의 공조를 마친 뒤 곧바로 우크라이나로 이동할 예정이다.

서울에서 급파한 대북·정보·심리전 전문 정예요원으로 구성된 ‘모니터링단’이 현지에서 대표단과 합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모니터링단은 북한이 실제로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의 불법 전쟁을 지원하고 있는 지를 확인하고, 실제 전쟁에 투입된 북한군의 전력, 전술, 교리를 탐색·연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구체적으로 제11군단(폭풍군단) 소속 특수부대 및 10~20대 부대원들의 전투역량과 북한군의 무장과 장비 등을 파악할 것으로 보인다.

포로로 붙잡히거나 탈영한 북한 군인을 우크라이나군과 합동으로 신문하거나 통역을 지원하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 나아가 북한군의 탈영을 유도하가 위한 대북 심리전을 조언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역할도 예상된다. 북한의 ‘아픈 지점’을 건드려 북한군의 사기를 와해하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불과 사나흘 사이 상황이 급속도로 전개되고 있지만, 남북의 외교전은 지난 18일 국정원이 북한 특수부대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원하기 위해 파병된 사실을 공식 발표하면서 이미 시작된 셈이다.

정부는 북한이 특수부대원 등 1500여 명의 부대원을 처음 러시아로 파병한 지난 8~13일 사이 ‘남한 무인기의 평양 파견’ 사건을 이슈화시킨 것이 우리 측의 시선을 돌리기 위한 기만전술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정부가 북한군의 파병 동향을 이례적으로 상세하게 공개한 뒤 북한군의 ‘진군’은 속도를 내고 있다. 당초 올해 12월까지 총 1만~1만 5000여 명가량을 파병할 것으로 전망됐는데, 이미 1만 명에 가까운 인력이 러시아로 들어갔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북한군의 전선 및 전투 투입 등 전황의 변화에 따라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 지원도 검토 중이다. 또 정예요원들이 현지에 파견된다면 이들이 북한군에 대한 심리전을 전개할 수도 있다. 북한군의 파병이 촉발한 남북의 외교전이 물리적 충돌로도 악화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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