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심우정 검찰총장과 관련해 탄핵 추진을 보류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앞서 검찰이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리자 이에 반발하며 심 총장 등에 대한 탄핵을 예고했다. 다만 당내에서도 심 총장은 해당 수사에서 수사지휘권을 행사하지 않아 법적 탄핵 요건이 성립되기 부족하고, 과도한 탄핵 남발로 민심 역풍이 우려된다는 반응이 나오자 일단 보류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과 최재훈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장검사 등에 대한 탄핵은 예정대로 추진해 다음 달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탄핵소추안을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29일 복수의 민주당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민주당은 다음 달 28일 본회의에 심 총장 탄핵안은 올리지 않기로 했다. 한 지도부 의원은 “28일엔 이 지검장과 최 부장검사 등에 대한 탄핵안만 처리할 계획”이라며 “심 총장이 지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 여사 의혹에 대한 항고가 진행될 시 수사지휘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힌 만큼 향후 어떻게 수사하는지를 지켜보려고 한다”고 했다. 원내지도부 의원도 “심 총장이 탄핵을 당할 것 같으니 태도를 바꿔 직접 수사를 챙기겠다고 하지 않았나”라며 “심 총장에 대해선 상황을 더 보면서 갈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 내에선 이번 수사에서 수사지휘권이 없었던 심 총장까지 탄핵을 시도하는 건 무리라는 판단이 우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심 총장은 주가조작 혐의 수사 마무리 단계였던 지난달 임명됐다”며 “법리적으로도, 정치적으로도 책임을 묻기 애매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탄핵소추안이 기각될 경우 거대 야당이 무리하게 탄핵안을 남발하고 있다는 여론 비판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 지도부 관계자는 “검찰의 수장을 탄핵한다는 것 자체가 주는 무게감으로 인해 오히려 김 여사 의혹이 묻힐 수 있다”고 했다.
민주당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이 지검장과 최 부장검사 등에 대한 탄핵안은 다음 달 초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와 김 여사 규탄 장외집회 등이 마무리되면 본격적으로 성안 작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지난 23일 이 지검장과 최 부장검사, 조상원 서울중앙지검 4차장 등을 김 여사 수사 관련 직무유기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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