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육·해·공의 모든 수단을 동원해 북한군을 신속하게 우크라이나 전선으로 수송하고 있다. 이중 항공편이 효과적이고, 빠르고, 은밀한 이동수단으로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NK뉴스는 30일 많은 비용이 들지만 가장 빠르고 신중한 방법은 항공편을 통해 북한군을 최전선 근처로 이동시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신승기 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에 따르면 항공 수송은 짧은 시간에 연속적 배치가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그는 “대형 민간 항공기가 한번 비행할 때마다 최대 300명의 군인을 수송할 수 있다”라며 “러시아가 하루에 3~4대의 비행기를 운용한다면 반나절 만에 1000명의 병력을 이동시킬 수 있다”라고 짚었다.
러시아는 일반적으로 기차를 이용해 광대한 영토 내에서 군인을 수송하지만, 은밀히 움직이기에는 한계가 있어 항공기를 선택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NK뉴스는 최근 몇 주 동안 러시아 극동에서 이런 작전을 수행하는 데 사용된 것으로 의심되는 항공편이 여러 차례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플라이트레이더 24’의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22일 러시아의 소규모 항공사 iFly가 운항하는 에어버스 A330이 블라디보스토크 국제공항에서 우크라이나 동부 근처의 러시아 도시인 ‘로스토프 온 돈’(로스토프나도두)으로 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비행은 정부가 북한이 러시아에 군대를 배치했다고 발표한 지 불과 수일 만에 이루어졌다. 300명의 승객을 태울 수 있는 이 항공기는 그 이후로 블라디보스토크에서 2번, 하바롭스크에서 2번 포착됐는데, 모두 북한군이 훈련을 받고 있는 곳으로 알려진 로스토프나노두로 비행했다고 한다.
로스토프나노두의 공항은 이번 전쟁으로 영공이 폐쇄돼 민간항공기 착륙이 불가능한 지역이다. 또 해당 항공편은 블라디보스토크 공항의 공식 출발 및 도착 일정에 포함되지 않은 특별 편성에 해당한다고 NK뉴스는 전했다.
하지만 전 영국 공군 준장 출신의 앤드루 커티스는 병력 수송의 주요 수단이 철도일 것이라고 봤다. 그는 “시간이 좀 걸릴 수는 있어도 장거리 수송으로 군대를 배치하는 기본 옵션은 철도일 것”이라며 항로 이송은 비용이 많이 든다고 지적했다.
러시아군 북한군 병력을 육로로 수송한 정황은 이미 드러난 바 있다. 앞서 우크라이나 정보 당국은 러시아가 이번 작전을 들키지 않기 위해 민간 트럭으로 북한 군대를 최전선으로 수송한 정황을 포착했는데, 그 과정에 많은 불편함이 있던 사실이 우크라이나 국방부 산하 정보총국(HUR)이 공개한 감청 자료를 통해 드러났다.
자료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민간 번호판이 부착된 트럭에 북한군을 태워 최전방으로 이동하던 도중 군경찰(헌병)에 제지를 당했는데, 이는 해당 차량에 포함된 전투 임무가 사전에 고지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신승기 연구원은 이처럼 차량, 기차를 활용한 북한군 병력 수송이 작전보안상 문제를 야기할 수 있어 러시아가 다른 방법을 선택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는 “러시아 철도의 상태를 감안할 때 시속 100km(62mph) 이상의 속도를 유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며 “일부 정거장에서 열차의 존재가 노출되는 상황이 생기는 등 정보 유출 위험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함정을 이용해 해로로 북한군 병력을 이동시키기도 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 18일 배포한 ‘북한 특수부대 러·우크라 전쟁 참전 확인’ 보도자료에 ‘북한 병력 수송 러시아 함정 활동’ 사진을 공개했다. 이는 지난 12일 청진항에서 러시아 함정이 북한 병력을 이송하는 모습이 담긴 위성사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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