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인 이춘식(104) 할아버지가 30일 윤석열 정부의 강제징용 피해 배상 해법인 ‘제3자 변제안’을 수용했다.
이로써 지난해 3월 대법원 판결로 승소한 생존 피해자 전원이 정부 해법에 따른 판결금을 수령하게 됐다.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과 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이 할아버지는 이날 오전 재단으로부터 대법원의 강제동원 확정 판결에 따른 배상금과 지연이자를 수령했다.
이 할아버지는 1940년대 신일본제철의 전신인 일본제철의 이와테현 가마이시 제철소에 강제 동원돼 고된 노역에 시달렸다. 당시 나이는 17세였다. 그러나 일제 패망 뒤 임금 한 푼 받지 못하고 귀국했다.
이후 다른 노동자 3명과 1997년 일본 법원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내면서 1인당 1억원의 위자료를 달라고 요구했지만 패소한 뒤 2005년 국내 법원에 다시 소송을 냈다. 소송 13년 8개월만인 2018년 10월 강제징용 일본 기업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았다. 당시 원고 4명 중 살아서 선고를 들은 사람은 이 할아버지뿐이었다.
그러나 피고 일본 기업들은 대법원의 판결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한일관계는 급격히 얼어붙었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3월 재단이 민간 기부금을 받아 2018년 대법원의 배상 확정판결을 받은 피해자들에게 배상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제3자 변제안을 해법으로 내놨다. 재단의 재원은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 자금을 받은 국내외 기업들의 기부금으로 조성한다.
발표 이후 원고 15명 중 생존 피해자 1명을 포함한 11명이 이 해법을 수용했으나 최근까지도 생존 피해자인 이 할아버지와 양금덕(96) 할머니는 이를 반대하며 배상금 수령을 거부해왔다.
하지만 지난 23일 양 할머니가 12번째로 수용한 데 이어 이날 이 할아버지까지 배상금을 수령하면서 제3자 변제안 발표 당시 생존자 3명 모두가 정부 해법을 받아들이게 됐다. 앞서 지금은 고인이 된 김성주 할머니가 지난해 5월 이 방안을 받아들였다.
고(故) 정창희 할아버지(미쓰비시중공업 강제동원)와 고 박해옥 할머니(미쓰비시중공업 강제동원)의 유족은 여전히 배상금 수령을 거부하고 있다.
이 할아버지의 제3자 변제 수용 관련 기자회견은 이날 오후 2시께 서울중앙지방법원 법정동 앞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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