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1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참관하면서 “핵무력 강화 노선을 절대로 바꾸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 국가의 전략공격무력을 부단히 고도화해나가는 노정에서 필수적 공정”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대규모 파병까지 하며 러시아와 군사적으로 밀착한 김 위원장이 러시아란 뒷배를 믿고 미 본토를 겨냥한 ICBM 발사를 정당화하면서 향후 핵포기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 관영 매체들은 이날 ICBM 발사 5시간 만에 김 위원장의 발사 현장 참관 사실과 발언까지 공개했다. 통상 빨라도 하루 뒤에 보도해온 관행을 깨고 이례적으로 당일에 신속하게 상황을 전한 것. 정부 소식통은 “미 대선을 코앞에 두고 북-러 간 핵동맹을 강조하는 동시에 차기 미 행정부를 겨냥해 자신들이 핵을 포기할 의사가 없음을 당당하게 알리겠단 의도”라고 해석했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차기 미 행정부와는 자신들이 핵보유국이란 사실을 전제로 핵담판에 나서겠단 의지를 밝혔다는 것. 김 위원장은 “최근 목격하고 있는 적수들의 위험한 핵동맹 강화 책동과 각양각태의 모험주의적인 군사활동들이 우리의 핵무력 강화의 중요성을 더욱 부각시켜주고 있다”고도 했다. 한미 등을 핵동맹으로 규정하면서 북-러 역시 이에 대응한 핵동맹이란 주장을 근거로 향후 노골적으로 핵무력 강화에 나서겠단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또 “이번 발사는 최근 들어 의도적으로 지역 정세를 격화시키고 공화국의 안전을 위협해온 적수들에게 우리의 대응의지를 알리는 데 철저히 부합되는 적절한 군사 활동”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최근 러시아에 파병한 사실이 알려져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고 있다. 하지만 오히려 긴장 수위가 높아진 책임을 한국과 미국 등에 돌리며 파병 국면에서 정면 돌파 의지를 시사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2024 대한민국 소상공인 대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오늘 아침 북한이 ICBM을 발사했다”며 “뒤로는 몰래 러시아에 용병을 보내고, 앞으로는 우리의 안보를 직접 겨누고 있다” 비판했다. 이어 “정부는 필요한 조치들을 엄중하게 취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