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31일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 사이의 통화 녹음 음성을 공개한 가운데 검찰이 명 씨의 자택을 또다시 압수수색했다. 지난달 30일 명 씨 자택을 압수수색한 지 약 한 달 만이다.
창원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김호경)는 31일 오전 11시부터 경남 창원시 명 씨 자택에 검사와 수사관들을 보내 오후 3시까지 압수수색을 벌였다. 검찰은 명 씨가 2022년 대선 선거운동 기간 여론조사업체 ‘미래한국연구소’를 통해 81차례에 걸쳐 여론조사를 실시한 뒤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였던 윤 대통령 측에 제공하고, 그 대가로 같은 해 6월 실시된 경남 창원의창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을 약속 받았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30일 명 씨 자택과 김 전 의원 자택 등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이달 26일 미래한국연구소 소장 김모 씨의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김 씨는 “미래한국연구소 설립에서부터 지금까지 연구소의 법인 통장 등 중요 자료를 본 적이 없는 명의상의 대표”라며 공천 개입 의혹을 부인했다. 반면 명 씨는 “미래한국연구소는 나와 상관없이 김 씨가 운영하는 업체”라고 주장해 왔다.
이날 압수수색은 공교롭게도 민주당이 “대통령의 공천 개입을 입증하는 물증을 확보했다”면서 윤 대통령이 2022년 5월 9일 명 씨와 통화한 음성 녹음 파일을 공개한 직후 이뤄졌다. 녹음 파일에는 윤 대통령이 “공관위(공천관리위원회)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거(공천)는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했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고 말하는 음성이 담겼다. 이에 명 씨는 “진짜 평생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고맙습니다”라고 답한 것으로 돼 있다.
실제로 김 전 의원은 2022년 6월 경남 창원의창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로 공천돼 당선했다. 민주당은 이를 두고 “윤 대통령이 불법으로 공천에 개입했고, 공천 거래가 있었다는 증거이자, 헌정질서를 흔드는 위증 사안임을 입증하는 물증”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명 씨가 김 전 의원 공천을 계속 얘기하니까 그저 좋게 얘기한 것뿐”이라며 당시 당선인 신분이었던 윤 대통령은 공관위로부터 공천 관련 보고를 받은 적도, 공천을 지시한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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