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강경파 “尹 하야해야”… 민주당 ‘윤석열 특검법’ 발의 고심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1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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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명태균 육성 통화 공개]
민주, 尹-명태균 통화에 “국정농단”
이재명 “공천개입 넘어 사실상 지휘… 쉽게 넘어갈 수 없는 엄중한 상황”
野내부, 尹 법률위반 혐의 검토 착수… 내일 장외 집회 앞서 비상회의 개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2022년 5월 9일 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 씨의 육성이 담긴 통화 녹취를 공개하고 있다. 박찬대 원내대표(왼쪽에서 두 번째)는 “윤 대통령이 불법으로 공천에 개입했다는 물증”이라고 주장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대통령이 육성으로 공천에 개입하는 정도를 넘어서 사실상 지휘, 지시를 했다고 보인다. 쉽게 넘어갈 수 없는 매우 엄중한 상황이다.”(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윤석열 정권에는 국정은 없었고 국정농단만 가득했다.”(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

민주당은 31일 윤석열 대통령이 2022년 5월 9일 당선인 신분으로 그해 6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에 개입한 정황이 담긴 음성 녹음을 공개하면서 이를 “국정농단”으로 규정했다. 민주당은 11월 2일로 예고한 대규모 장외 집회에 앞서 1일엔 전체 의원과 지역위원장이 한자리에 모이는 비상회의를 열고 공세 수위를 한껏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민주당 원내지도부가 윤 대통령의 법률 위반 혐의 검토에 착수한 가운데 당내 강경파는 윤 대통령의 임기를 2년 줄이는 개헌안 발의에 나섰다.

● 민주 ‘윤석열 특검법 발의’ 고심

이날 민주당의 긴급 기자회견은 박찬대 원내대표가 직접 열었다. 박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의 공천 개입을 입증할 육성이 최초로 확인됐다”며 “명태균 사태 이후 이어진 믿기 어렵던 주장과 전언이 사실로 밝혀졌다”고 했다.

민주당은 내부적으로 윤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정당법 위반, 직권남용 혐의 등을 검토하고 있다. 원내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대통령직을 이용해서 영향력을 행사해 공천 결과를 바꾼 것인 만큼 혐의 적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명태균 씨 여론조사 조작 및 김건희 여사 개입 의혹 등을 새로 추가한 세 번째 ‘김건희 특검법’ 외에도 ‘윤석열 정부 비선실세 국정농단 특검법’을 새로 발의하거나 상설특검을 활용하는 방안도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기자회견 직후 제보가 쏟아지고 있다”며 추가 폭로도 예고했다. 민주당 내부적으로 윤 대통령과 김 여사의 국민의힘 공천 개입 정황이 담긴 추가 물증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에 대한 폭로 자료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野 강경파 “대통령 임기 2년 단축”

민주당 강경파를 중심으로는 대통령의 임기 단축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민형배 장경태 의원 등은 1일 ‘임기단축 개헌 국회의원 연대(개헌연대) 준비 모임’을 출범시키고 윤 대통령 임기를 2년 줄이고 4년 중임제를 도입하는 개헌안을 발의하기로 했다. 자칫 중도층의 반발을 살 수 있는 탄핵 대신 개헌을 통한 임기 단축으로 조기 대선을 추진한다는 것. 이미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에서 30여 명의 의원이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조국혁신당과 진보당 등 소수 야당은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통과를 위한 ‘범야권 연대’를 제안하고 나섰다.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 하야 요구도 나왔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인 김승원 의원은 “윤 대통령은 스스로 하야해 수사를 받든지 특검을 수용하라”고 했다. 5선 중진인 정동영 의원도 “스스로 물러나도 부족함이 없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의 이 같은 공세 배경엔 이 대표의 ‘11월 사법 리스크’에 쏠린 시선을 분산시키려는 의도도 있다고 보고 있다. 이 대표는 11월 15일과 25일에 공직선거법과 위증교사 혐의에 대한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이 대표도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정의의 파란 물결로 서울역을 뒤덮어 달라”며 직접 지지층의 장외집회 참여를 독려했다.

#더불어민주당#윤석열 특검법#국정농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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