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尹, 명태균에 ‘집사람한테도 전화하지마’ 매몰차게 끊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1월 1일 19시 35분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대통령 경호처 대상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1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열린 대통령실 대상 국정감사에서 여야는 윤석열 대통령의 육성 녹취록을 둘러싸고 충돌했다. 전날 윤 대통령이 취임식 전날인 2022년 5월 9일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와 직접 통화하며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공천을 언급하는 녹취록이 공개됐다.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정치적, 법적, 상식적으로 아무 문제 될 것이 없다”며 “윤 대통령이 사실 매몰차게 끊었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새빨간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자진해서 대통령에게 하야하라고 건의하는 게 어떠냐”고 반박했다. 이날 운영위에서 야당 주도로 김 여사에 대한 두 번째 동행명령장을 발부하자 여당이 “기승전 마녀사냥”이라고 반발하면서 고성이 오갔다.

정 실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 국정감사에서 명 씨에 대해 “(윤 대통령이) 초반에는 조언을 들었지만 지내고 보니 안 되겠다 싶어서 매정하게 끊었다”며 “본질은 명태균 씨의 조력을 중간에 끊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실장은 이어 “경선룰에 이런저런 간섭을 해서 ‘앞으로 나한테도 전화하지 말고 집사람한테도 전화하지 마’ 하고 딱 끊었다”며 “연락을 안 하다가 취임식 전날 전화가 와서 그 사람도 초반에는 조언도 하고 도왔으니 전화 받은 것이다. 전화 받아서 덕담은 건넬 수 있는 것 아닌가. 그게 전부”라고 했다.

이에 민주당 이소영 의원은 “녹취록 안에 있는 대통령 말씀이 사실이라면 대통령은 지금 국민한테 거짓말하고 있는 것이고, 녹취록 내용이 뻥이면 대통령이 명태균에게 거짓말하는 것”이라고 공세를 벌였다. 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정 실장이 “대통령은 매몰차게 명 씨를 끊었지만 배우자인 김 여사는 어떻게든 남편 몰래 명 씨를 달래고 선거 끝까지 끌고 가고 싶은 게 가족의 심리”라고 말한 데 대해 “왜 달래야 하냐. 달래지 않으면 위험하냐”며 “윤 대통령은 명 씨에게 왜 쩔쩔매느냐”고도 했다.

여당은 이에 맞서 녹취록 조작 의혹도 제기했다. 국민의힘 강명구 의원은 “만약 짜깁기된 녹취로 민주당이 공개하고 공천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면 정말 심각한 문제”라며 “일종의 기획 폭로”라고 주장했다.

이날 정 실장은 개혁신당 천하람 의원이 “비서실장님 같은 분이 대통령을 모시고 계시니까 (대통령) 지지율이 19%가 나오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하자 “개혁신당 지지율이나 생각하라”고 받아쳤다.

국민의힘 권영진 의원이 발언 도중 끼어드는 민주당 정진욱 의원에게 “쓰레기네”라고 발언했다가 국감장이 아수라장이 되기도 했다. 이날 여야 의원들은 “대통령이 무식하다”, “사악하다” 등 말싸움도 벌였다. 국감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불출석한 김 여사와 이원모 공직기강비서관, 강기훈 황종호 행정관 등 7명에 대해 동행명령장을 발부하는 과정에서도 충돌했다.

#명태균#정진석#윤석열 명태균 통화#김여사 동행명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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