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발언”…尹회견서 밝혀야 할 4개 쟁점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1월 5일 21시 48분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청사 브리핑룸에서 열린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8.29/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청사 브리핑룸에서 열린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8.29/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7일 기자회견에서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관련자인 명태균 씨와 관계에 대해 구체적으로 해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건희 여사와 명 씨 간 관계는 물론 명 씨가 대선 당시 윤 대통령에게 비공표 여론조사를 보고했는지, 윤 대통령 부부가 여론조사 비용 대가로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에 개입했는지도 회견에서 분명한 설명이 필요한 핵심 의혹으로 꼽힌다.

앞서 대통령실이 명 씨 관련 의혹에 대해 해명한 내용이 일부 축소됐거나 거짓이었다는 논란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실은 “대선 경선 이후 대통령은 명 씨와 문자를 주고받거나 통화한 사실이 없다”고 했지만 2022년 5월 9일 윤 대통령과 명 씨 간 육성 통화 녹취가 공개됐다. 윤 대통령이 명 씨와 만난 횟수도 두차례라고 해명했지만 최소 네 차례 만난 사실이 드러났다. 여권에선 “더 이상 대통령실 해명에 반박이나 의문의 여지가 없게 실체적 진실을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할 것”이라는 요구가 나왔다.

尹, 대통령 취임 뒤에도 명 씨와 소통했나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난달 31일 윤 대통령의 통화 녹취가 공개된 직후 “취임 전날 여러 사람한테 전화가 온 터라 대통령은 여전히 기억을 못 하고 있더라”고 설명했다. 다음날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은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경선 이후 연락을 안 하다가 취임식 전날 전화가 와서 그 사람도 초반에는 조언도 하고 도왔으니 전화를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선 경선 이후 연락한 사실이 없다는 해명이 무너진 상황이라 윤 대통령이 대통령 취임 뒤에도 소통한 사실이 없는지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명 씨는 “대통령과 공적 대화를 주고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여사는 왜 명 씨에게 의지했나

김 여사가 명 씨에게 어떤 도움을 받았는지도 설명이 필요하다. 김 여사는 2021년 7월경 명 씨에게 “명 선생님께 완전히 의지하는 상황”이라고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 대선 경선을 앞두고 입당을 고민할 때다. 정 비서실장은 “대통령은 (대선 경선 뒤) 매몰차게 명 씨를 끊었지만 배우자인 김 여사는 어떻게든 남편 몰래 명 씨를 달래고 선거 끝까지 끌고 가고 싶은 게 가족의 심리”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공천 거래 의혹을 폭로한 강혜경 씨는 지난달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나와 “명 씨가 김 여사와 영적으로 대화를 많이 한다고 주변에 여러 번 자랑했다”고 밝힌 상황이다.

明, 비공개 여론조사 尹에 보고했나

윤 대통령이 대선 기간 명 씨에게 비공표 여론조사를 보고 받았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명 씨는 대선 직전 강 씨와의 통화에서 “맨날 윤석열이한테 보고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강 씨는 국회에서 “(명씨가 비공개 여론조사를) 실물로도 가지고 갔다. (윤 대통령이) 흡족해한다고 말한 적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은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尹 부부, 김영선 공천 개입했나

야권은 윤 대통령 부부가 비공표 여론조사 보고에 대한 대가로 김영선 전 의원의 2022년 재보궐 선거 공천에 개입했는지가 핵심 의혹이라고 보고 있다. 윤 대통령은 육성 녹취록에서 “공천관리위원회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고 그랬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명 씨가 2022년 6월 15일 지인에게 “지 마누라(김 여사)가 옆에서 ‘아니 오빠 명 선생(명태균) 그거 처리 안 했어’라고 했다”고 설명하는 녹취록도 공개됐다.

더불어민주당이 5일 추가 공개한 녹취록에서 명 씨는 2022년 4월 하순 재보궐 선거 공천 관련 대화 중에 지인이 ‘사모님(김 여사)은 윤상현 의원(당시 공관위원장)에게 전화했지’라고 묻자 “네. 윤상현이가 가서 또 울고불고 난리치겠지”라고 답하는 내용이 공개됐다.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으로 공관위에서 보고 받은 내용이 있는지, 김 여사가 윤 의원에게 전화한 사실이 있는지도 해명이 필요하다.

올해 총선을 앞두고 명 씨가 김 전 의원의 경남 김해갑 단수 공천을 요청하자 김 여사가 “단수는 나 역시 좋지”라고 답한 사실도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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