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7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의 갈등설에 대해 “개인적 감정을 가지고 정치를 하는 게 아니다”라며 “언론에서도 자꾸 갈등을 부추기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친윤(윤석열)계·친한(한동훈)계 등 계파 갈등에 대해서도 “친한, 친윤이라는 게 과연 존재하는가”라고 되물었다. 국회 예산안 시정연설에 불참한 것을 두고는 야당을 겨냥해 “대통령 망신 줘야겠으니까 오라는 것 아니냐”며 날을 세웠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한 대표와의 갈등의 본질이 개인적 감정과 앙금에 대한 문제라는 분석도 많은데 갈등을 먼저 풀어볼 생각은 없는가’라는 물음에 “정부는 정부대로, 당은 당대로 국민을 위해 가장 잘 일할 수 있는 가장 유능한 정부, 가장 유능하고 발빠른 당이 되기 위해 일을 열심히 같이 하다보면 좋아지지 않겠나”라며 이같이 답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정치를 오래하다 보면 다 앙금이 있더라”며 “해야할 일이 있으니 (정치를) 오래 하면서 풀어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개인적 감정을 가지고 정치하는 게 아니라 일을 같이 하면서 공통의 과업을 찾아나가고 공동의 정치적 이익을 추구해나갈 때 강력한 접착제가 되는 것”이라고 했다. 계파 갈등을 언급한 질문엔 “친한, 친윤이라는 게 존재하는 건지”라며 “누굴 구분하는 건 그때그때 바뀌는 거고 민감하게 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만찬을 이어오다 국정감사 되니까 바빠서 못했는데 순방 다녀온 뒤 빠른 속도로 당과의 편한 소통 자리를 만들려고 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내년도 예산안 국회 시정연설에 불참한 이유를 ‘야당 탓’으로 돌렸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 망신 줘야겠으니까 오라는 것”이라며 “이건 정치를 살리자는 얘기가 아니라 정치를 죽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취임 후 2년 연속 시정연설에 직접 나섰으나, 올해는 불참했다. 이에 여야 대치 상황 속에서도 2013년부터 11년 동안 이어진 대통령의 시정연설 관행이 깨지게 됐다. 윤 대통령은 1987년 민주화 이후 국회 개원식에 불참한 첫 현직 대통령으로도 기록됐다.
윤 대통령은 국회를 찾지 않는 데 대해 야당이 보인 태도를 문제 삼았다. 윤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를 찾았던 취임 첫해에 야당 의원들이 피켓 시위를 벌이며 시정연설을 보이콧했고, 지난해엔 본회의장에 참석했으나 악수를 거부하고 독설했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이 국회에 가는 건 정치권에서 싸우더라도 그날 하루 만은 기본 프로토콜하는 모습을 국민께 보여주자는 건데 난장판이 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국회에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다”면서 국회를 생각해 가지 않았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탄핵 소추를 남발하고 특검법에 소문만 붙여서 반복해서 내고, 동행명령권 남발하고 그래서 국회로 오지 말라는 얘기라고 생각했다”며 “(대통령이 국회를 찾은) 그 순간만은 서로 예의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딱 국회에 도착해서 나갈 때까지만이라도 밉지만 저도 야당을 존중하는 이야기를 할 것이고 정치적으로 제가 밉더라도 그 시간만은 지켜준다면 10번이라도 가고 싶다”면서 “저는 국회를 가고 싶어하는 사람이다. 내년에는 꼭 가고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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