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장토론 아니었나…2시간 넘어가자 尹 “하나 정도만 하자, 목 아프다”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1월 7일 16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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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대국민 담화 중 국민들에게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2024.11.7/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대국민 담화 중 국민들에게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2024.11.7/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임기 반환점을 사흘 앞둔 7일 기자회견을 열었다. 당초 기자회견은 이달 말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과 핵심 관련자인 명태균 씨 녹취 등이 연이어 공개되면서 해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급하게 앞당겨 진행됐다. 특히 이례적으로 시간 제한이 없는 ‘끝장 토론’을 예고해 여러 의혹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실질적인 해명 없이 “모든 것이 저의 불찰이고 제 부덕의 소치”라고 사과했다. 또 기자회견 시간이 길어지자 손 든 기자들을 뒤로 하고 “목이 아프다”며 참모진에 그만할 것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야당에선 “한마디로 처참하고 참담한 담화였다”는 비판이 나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취임 후 네 번째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오전 10시부터 대국민담화를 약 15분간 읽은 뒤 곧바로 기자들의 질문을 받기 시작했다. 질의응답만 약 125분간 이어졌다. 이는 취임 후 가장 긴 시간 동안 기자회견을 진행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올해 5월엔 모두발언 22분, 질의응답 73분 등 총 95분간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8월엔 모두발언 41분에 질의응답 83분 등 124분간 ‘국정브리핑-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다만 시간에 제한이 없는 ‘끝장토론’을 예고한 것과는 달리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지는 데도 기자회견을 끝내면서 뒷말이 나오고 있다. 보수 성향의 한 커뮤니티 게시판엔 “대통령이 ‘끝장’이라는 단어를 모르는 것 아니냐”는 비아냥도 이어졌다.

회견 중 대통령실 정혜전 대변인이 “다음 질문 받겠다”고 말하자 윤 대통령은 “하나 정도만 하자”고 말했다. 기자회견이 2시간을 넘어가던 시점이었다. 정 대변인이 “네?”라고 되묻자, 윤 대통령은 반말로 “하나 정도만 해, 목이 아프다 이제”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멋쩍은 듯 “더 할까?”라고 물었고, 정 대변인은 “한 두 개만 더 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윤 대통령은 4개의 질문을 더 받았다. 정 대변인은 대통령의 답변이 끝나자 “지금 많은 분들이 손을 들었지만 담화를 제외한 기자회견만 2시간이 훌쩍 넘었다”고 했다. 이때 윤 대통령은 “저기 외신 기자 한 분 더 받자”고 직접 지명했다. 기자회견을 마치면서 정 대변인은 “시간 관계상 모든 분들께 기회를 드리지 못한 점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대국민담화를 발표하다 사과 인사를 하고 있다. 2024.11.07.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대국민담화를 발표하다 사과 인사를 하고 있다. 2024.11.07.
내용면에서도 의혹이 제대로 해소되지 못했다는 반응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모든 것이 저의 불찰이고 제 부덕의 소치”라고 사과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일에 대해 고개를 숙였는지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 ‘제 주변 일’이라고만 했다. 김 여사의 대외활동 자제 요구 목소리와 관련해선 “누구한테 도움을 받으면 말 한마디라도 고맙다는 얘기를 해야 한다는 그런 걸 갖고 있다 보니 문제가 생긴 것 같다”며 “앞으로 부부싸움을 좀 많이 해야겠다”고 답변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끝난 뒤 “시종일관 김건희 지키기”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V0 ‘김건희 대통령’을 지키기 위한 V1의 결사적 노력을 봤다”고 비꼬았다.

#윤대통령#기자회견#공천 개입 의혹#대국민담화#끝장 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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