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 마친 明 “거짓의 산 무너질 것”
檢, 오늘도 불러 연이틀 조사 예정
민주당, 明 통화녹음 추가 공개
“당선인 광화문 가면 뒈진다 해”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을 조사하고 있는 검찰이 사건의 핵심 관계자인 명태균 씨를 8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불러 조사했다. 경남선거관리위원회가 수사 의뢰를 한 후 올 2월 창원지검 수사과에서 한 차례 조사한 적이 있지만 검사가 직접 명 씨를 조사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명 씨는 검찰에 출석하며 “돈의 흐름을 파악하면 이 사건을 바로 파악할 수 있다”며 “저는 단돈 1원도 받아본 게 없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9일까지 이틀 연속 명 씨를 불러 조사하기로 했다.
● 明 측 “추가 폭로 없으니 기대 말라”
명 씨는 이날 오전 9시 38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검 청사에 지팡이를 짚고 김소연 변호사와 함께 출석했다. 그는 윤 대통령 부부와의 관계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검찰에서 질문이 나오지 않겠느냐. 조사를 마치고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다. 이어 “여기서 다 말하면 조사 받을 때 할 말이 없지 않냐”며 조사실로 향했다. 김 변호사는 “(대통령 부부와의 통화 녹음파일 등은) 제출할 예정이 없다. 폭로도 없으니 기대 말라”고 선을 그었다.
명 씨 측은 대선 당시 여론조사를 실시한 ‘미래한국연구소’가 자신의 것이 아니라는 주장을 뒷받침할 녹음파일을 이날 검찰에 제출했다. 여기에는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과 명 씨, 김 전 의원의 회계담당자였던 강혜경 씨, 미래한국연구소장 김모 씨 등 5명이 모여 연구소는 김 씨의 것이라는 취지로 대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김 씨는 “명 씨가 의도적으로 녹음을 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명 씨는 건강상 이류로 약 8시간 만에 조사를 마치고 오후 6시경 청사를 나오며 기자들에게 “거짓의 산들이 하나씩 하나씩 조사를 받으면서 무너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윤 대통령 부부와의 소통에 대한 질문엔 “내일 조사 받고 또 상세하게 말씀드리겠다”고 말을 아꼈다.
● 檢, 세비 흘러간 경위 집중 추궁
창원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김호경)는 이날 명 씨가 김 전 의원으로부터 국회의원 월급인 세비 9000만 원을 받았다는 내용을 집중 추궁했다. 앞서 강 씨는 명 씨가 2022년 대선 당시 윤 대통령을 위해 81차례 여론조사를 하고, 그 비용 3억7000만 원 대신 김 전 의원의 보궐선거 공천을 받아왔다고 주장했다. 김 전 의원이 공천을 받아온 명 씨에게 세비의 절반을 주기로 했고, 실제로 총 25번에 나눠 9031만 원을 건넸다는 것. 명 씨는 2022년 4∼6월 김 전 의원의 선거를 위해 빌려준 6000만 원을 돌려받았다는 입장이다. 명 씨는 “나머지 3000만 원은 강 씨에게 돈을 빌려준 다른 3명이 나눠 받아 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공천 개입 등 다른 의혹들도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특히 김 전 의원의 총선 공천 발표 하루 전날인 2022년 5월 9일 윤 대통령이 명 씨에게 “김영선이 좀 (공천) 해주라 했는데”라고 말하는 내용이 담긴 통화 녹음파일은 검찰 수사로 규명해야 할 부분이다. 김 변호사는 “국민이 지역 일꾼으로 열심히 일할 국회의원 후보를 추천하는 건 누구에게도 할 수 있는 일”이라며 “(김 전 의원 공천과) 무관한지 아닌지는 검찰이 밝힐 일”이라고 말했다.
명 씨는 지방선거 출마를 희망하는 예비 후보자 3명에게서 총 2억5900만 원을 받아 이 돈으로 여론조사를 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명 씨는 “미래한국연구소가 받은 돈이라 알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명 씨 측은 창원 국가산업단지 유치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김 전 의원에게 정책 아이디어를 제공하긴 했지만 공무원들의 보고를 직접 받는 등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대통령실 이전과 관련된 내용이 담긴 명 씨의 통화녹음을 추가로 공개했다. 이 녹음파일에서 명 씨는 대선 직후인 2022년 4월 “당선인이 광화문 그쪽으로 (이전)할 모양인가 보네”라고 지인이 묻자 “경호고 나발이고 내가 (김 여사에게) 거기 가면 뒈진다 했는데, 본인 같으면 뒈진다 하면 가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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