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임기 반환점에 서게 된 10일 트럼프 신(新)행정부 출범 대비 상황을 직접 챙기며 후반전 시작을 알렸다.
윤 대통령은 휴일인 이날 오후 2시부터 약 110분간 대외 여건 변화에 따른 경제·안보 점검회의를 주재했다.
윤 대통령은 임기 전반전을 치르고 후반으로 넘어가는 시점에 마음을 새로 가다듬는 차원에서 직접 붉은 넥타이를 골라 매고 회의에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뿐 아니라 대통령실도 임기 반환점에 관한 구체적 언급은 내놓지 않았다.
성태윤 정책실장이 회의 결과 브리핑에서 “임기 반환점을 맞아 국제 경제 환경이 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대통령실과 내각은 심기일전, 최선의 구체적 대응을 찾아 나가되 항상 기업의 사정을 듣고 국익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정책에 반영해 줄 것을 주문했다”고 전한 윤 대통령의 당부가 전부였다.
이번 회의는 이틀 전인 지난 8일 언론에 공지됐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국내에 미칠 영향에 관한 국민적 우려가 커지고 있는 점을 감안해 정부가 선제적 대응에 나서고 있는 모습을 알리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달 중순 다자외교 무대가 예정돼 있어 물리적으로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은 요인도 휴일에 회의를 열게 된 배경으로 꼽힌다.
회의에는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함께 외교·통일·국방·산업부 장관이 참석했다. 대통령실에서는 3실장과 외교안보특보, 경제수석, 국가안보실 1~3차장 등이 배석했다.
윤 대통령은 내각과 참모들에게 “두 달 후면 워싱턴의 새 행정부가 출범한다”며 “우리 경제와 안보에도 직간접으로 많은 영향을 미치는 만큼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회의에서는 트럼프 2기 출범으로 국내외 경제·안보에 미칠 영향을 리스크(위기)와 기회 요인으로 나눠 분석하고 대응책을 찾는 작업이 이뤄졌다.
대통령실은 트럼프 당선인이 가져올 변화 바람 속에는 한미관계를 강화시킬 요인도 적지 않다고 보고 있다.
당장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윤 대통령과 한 통화에서 한국과 조선업 협력을 강화하기를 원한다고 먼저 언급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도 회의에서 “새 미국 행정부가 화석 연료에 유연한 정책을 쓴다고 하면 조금 침체된 우리 석유화학 분야도 종전과 같은 지위를 회복할 수 있지 않겠나 생각이 된다”고 밝혔다.
성 실장은 “신행정부 정책 방향에 따라 불확실성과 도전 과제가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우리의 대응 여하에 따라 기회 요인도 많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안보 분야에서도 대통령실은 트럼프 2기 행정부와도 한미동맹 강화 기조를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윤 대통령 입장에서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출한 ‘워싱턴 선언’과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3국 협력 체계를 계승해 발전시키는 것이 시급한 과제가 됐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신행정부와 북한 비핵화 목표를 흔들림 없이 추진하는 가운데 핵 기반 한미동맹을 공고히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