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결위, 경제부처 대상 내년도 예산안 심사…정책 질의 집중
국힘 곽규택 묵념 제안에 민주 소속 박정 예결위원장 화답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는 11일 전체회의를 열고 677조 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 심의에 돌입했다. 여야는 내년도 부처별 예산의 적절성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앞선 종합정책질의에서 ‘정쟁’에만 몰두했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특히 6·25 참전용사를 위한 추모의 시간을 갖자는 국민의힘 의원 제안을 민주당 소속 예결위원장이 수용하고, 여야 의원들이 이에 동조하는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예결위는 이날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경제부처 예산안 심사에 돌입했다. 이틀간 경제부처 대상 심사를 마친 뒤, 오는 13∼14일 비경제부처 대상으로 예산안 심사를 할 예정이다. 18∼25일에는 소위 증·감액 심사를 거쳐 29일 전체회의에서 예산안을 의결할 계획이다.
지난 7~8일 예산안 심사보단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내용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1심 선고 생중계 등 정쟁에 집중하던 종합정책질의와는 달리 여야는 내년도 예산안의 적절성을 평가하고 타당성을 논의했다.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지난 7~8일 이틀 동안 정책 질의 통계를 보면 참담한 심정이다. 32명의 야당 위원이 종합정책질의 시간 동안 소모성 정치적 발언에 소비한 시간만 하더라도 무려 3시간 48분이 된다”며 “위원 한 명당 20분 질의에 평균 7분 23초를 소모성 정쟁에 쏟아부었다는 것이다. 전체 발언의 약 40%를 예산과 관련 없는 정치적 발언에 소비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민주당 소속 박정 예결위원장은 “정책에 대한 방향을 결정하는 것이 예산과 관계돼 있다”면서도 “앞으로의 예산에 관계된 경제부처, 비경제 부처에 대해서는 조금 더 정책과 예산에 집중해달라”고 당부했다.
질의에 나선 신영대 민주당 의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재집권과 관련해 국제 정세 변화에 우리나라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질의했다. 신 의원은 “미국과 포괄적 전략동맹 관계고 최고 수준의 동맹 관계를 맺고 있지만 기후위기 같은 전 지구적 과제까지 미국의 대통령과 입장을 함께 할 수는 없지 않냐”고 말했다.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은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도시재생 뉴딜사업에 무려 4조 원이 지출됐는데 도시가 좋아졌다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전 정부는 역대 정부 중에서 도시재생에 제대로 된 관심을 가진 공적을 인정해 줄 수 있다”면서도 “지금 반성해 보면 너무 이상적이고 이론적인 부분이 많았다. 현 정부 들어 실질적으로 주민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를 많이 도입하고 있다”고 답했다.
신경전도 있었다. 위성곤 민주당 의원은 최상목 부총리 겸 경제부 장관에게 “국정 전반의 경제정책이 실패하고 있는 것에 대해 사과하지 않았다. 국민들이 어렵게 지내고 있는데 사과해야 하지 않냐”고 질타했고 최 부총리는 “당국자로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 말씀드렸고 경제정책의 방향은 잘 잡고 있다”고 답했다.
위 의원이 “국민들의 고통은 안중에도 없고 대통령의 담화 같은 이야기를 부총리께서 하고 계시는 것”이라고 쏘아붙이자 최 부총리는 “안중에 없다는 말을 한 적이 없는데 그렇게 해석하는 것을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민주당은 검찰의 특수활동비와 특정업무경비를 전액 삭감하는 내용을 추진한 장경태 민주당 의원을 예결위에 배치하기도 했다. 장 의원은 기존 이용선 의원 대신 투입됐다.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은 예결위 질의에 앞서 박 위원장에게 “오늘은 UN 참전용사 국제추모의 날이다. 11시에 6.25 전쟁에 참전한 UN 병사들의 희생을 기억하기 위해 묵념을 하자”고 제안했다. 민주당 소속 박정 위원장은 “빼빼로데이, 가래떡데이 젊은이들 사이에선 그런 의미가 있지만 UN 참전용사에 의미있는 행사를 제안해 준 곽 위원께 감사드린다”고 화답하며 11시3분쯤 잠시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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